지난 7월 한국은행이 내놓은 경기전망 보고서를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여파로 유로(EU)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앞으로 3년간 0.3~0.5%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 경제도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지만, 글로벌 수요 부진과 저유가 지속 등으로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와 밀접한 중국 경제 역시 7%대의 고도성장에서 완만한 성장세(6.5~7.0%)로 꺾이고, 과도한 기업 부채와 과잉 설비산업·한계기업 구조조정 등 위험 요인이 잠복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경제는 투자와 수출 부진으로 성장세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 내용을 보면 우울하기만 하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만 확대되고 있는 꼴이다. 참으로 걱정이 앞선다.
나라 안 경제도 밝지 않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가계부채 총액은 1천250조 원을 넘어섰다. 8월 한 달 동안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8조7천억 원이 늘어 통계기준 편제(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도 올해 들어 3조 원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조선과 해운산업의 구조조정 등 악재가 겹쳐 대량 실업사태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도 가시권에 들어와 국내 경제를 옥죄고 있다. 높은 금리를 기대한 외국 투자자들이 국내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것이 뻔해서다. 최근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당연히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 수밖에 없다.
그래도 희망을 끈을 놓지 말자. 분명 인생의 황금기는 비록 늙지 않더라도 익어 가는 미래에 있다. 세상의 가난과 풍요는 돈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다. 그 잣대는 추억할 수 있는 인생이냐, 아니냐이다. 비록 힘들더라도 가족애로 서로를 보듬고 아름다운 추억을 아로새기는 한가위이기를 바란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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