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안성시 도기동 산성의 항공사진.  <사진=안성시 제공>
▲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안성시 도기동 산성의 항공사진. <사진=안성시 제공>
지난해 발굴된 도기동 산성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안성시는 24일자로 문화재청이 문화재보호법 제25조 및 34조에 따라 안성 도기동 산성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36호로 지정고시한다고 23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도기동 산성이 한강이남 지역에서 확인된 삼국시대 산성으로 고구려의 영역 확장 과정과 남진 경로를 보여 주는 유적으로 역사·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또 산성에 목책구조가 잘 남아 있어 고대 토목·건축기술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라고 지정 사유를 들었다.

문화재지정구역으로 지정된 면적은 총 14만9천234㎡에 달한다. 문화재구역이 4필지 3만6천376㎡, 보호구역이 20필지 12만2천858㎡다.

도기동 산성은 지난해 8월 산성 자리에 대형 창고를 짓기에 앞서 문화재 발굴조사를 하다 처음 확인됐다. 이 지역은 2006년 택지개발 지표조사 결과 확인된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이다.

이후 9월 본격 시작된 발굴조사에서 삼국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책성과 수혈, 고려시대 석관묘, 조선시대 토광묘 등의 유구가 확인됐다. 또 한성백제와 고구려 토기, 청자와 백자 등 관련 유물이 출토됐다.

특히 이 중 목책성에 이목이 집중됐다. 목책성은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나무 기둥을 촘촘히 박아 만든 방어시설을 말한다.

학계는 발굴된 목책성의 구조와 출토 유물 등으로 볼 때 백제가 축조한 뒤 고구려가 이 일대를 점령하면서 고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남부 지역에서 고구려가 활용한 것으로 확인된 최초의 성곽이다.

현재 확인된 목책렬은 4개 구간 130m다. 목책 내부에는 원형 수혈과 주거지, 건물지가 분포한다. 목책은 조사 지역 밖으로 연장하면 전체 둘레가 1.4㎞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고구려의 남방 경략 과정을 구체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라며 "발굴조사를 통해 구역을 넓혀 유적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지정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안성=한기진 기자 sat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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