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노역자들이 자조근로사업으로 메운 청라도 일대를 포함해 공유수면 매립면허를 차지한 동아건설산업㈜(이하 동아)의 김포 간척사업은 정권의 비호 아래 시종일관 특혜로 얼룩졌다. 동아는 영세 노역자들이 쌓은 뒤 국가 소유로 넘어간 제방을 감정가의 20%도 채 안 되는 헐값에 사들이고, 조성한 농지를 투자사업비의 8배 가까이 비싼 값에 정부에 팔아넘겼다. <관련 기사 17면>
정부는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1978년 8월 16일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남서해안 간척농지 개발 방침을 확정했다.

동아는 정부 방침에 따라 경기 침체로 중동 등지 해외에서 놀고 있는 불도저 등 건설장비(1천110대)를 무관세로 국내에 들여올 수 있었다. 또 농사 지을 물을 대는 용수로 개발 검토조차 없이 청라도 인근 해안을 포함해 3천800㏊에 이르는 공유수면 매립면허를 1980년 1월 14일 농림수산부로부터 얻었다. 농림수산부는 영세 노역자들이 자조근로사업으로 쌓은 제방(길이 6.83㎞)을 1985년 1월 15일 1억7천500만 원을 받고 동아 측에 팔았다.

건설부는 그해 3월 제방 축조 등 이미 투입된 공사대금을 이자를 포함해서 11억4천만 원으로 계산했다. 이는 공유수면 매립면허를 국영 기업체인 대한준설공사로 넘기기 전인 1971년 4월 15일을 기준으로 제방 등 순수 기성공사비 4억7천597만 원과 13년간 이자(연 10%) 6억6천만 원을 더한 금액이다. 이 제방은 1964년 9월 9일 이명수(1991년 72세로 사망)전 봉덕학원 이사장의 공유수면(1천275㏊) 매립면허로 영세 노역자들이 자조근로사업으로 쌓은 것이었다.

동아는 이 제방을 포함해 김포군 검단면 거여도∼양촌면 오류리 가서도까지 전체 길이 9.366㎞의 제방을 쌓았다. 동아는 전체 김포 간척지 중 농지 1천223㏊(현재 청라국제도시)를 1999년 5월 31일 6천355억 원에 정부에 팔아넘겼다. 3.3㎡당 17만3천208원으로 당시 공시지가보다 30% 정도 더 비쌌다. 동아가 1991년 1월 8일 준공인가를 받아 농지 조성으로 투입한 전체 사업비는 827억 원이었다. 동아는 땅을 담보로 1991년 8월 5일부터 1998년 5월 18일까지 20차례에 걸쳐 1조9천216억 원을 끌어다가 썼다. 동아그룹은 1998년 9월 채권단과의 구조조정협약에 계열사를 정리해 오다가 2001년 5월 법원의 파산 선고로 해체됐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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