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그룹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6년째 ‘삽질’만 하고 있다. 이곳의 알짜배기 땅에 쇼핑몰을 조성하기로 했지만 포클레인 한 대만 가져다 놓고 6년째 착공 시늉만 하고 있어서다.

1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2010년 토지를 구입한 후 이듬해인 2011년 송도국제업무단지 내에 1조 원을 투입해 ‘송도롯데쇼핑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롯데쇼핑타운은 총면적 약 22만㎡의 대규모 복합 상업시설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멀티플렉스 롯데시네마 영화관, 아이스링크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매장과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는 롯데마트와 오피스텔만 준공된 상태다. 오피스텔인 ‘롯데몰 송도 캐슬파크’를 올해 2월 분양해 평균 4.46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으며, 현재 거의 계약이 이뤄진 상태다. 이곳은 송도국제업무단지 A1 블록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 3층~지상 41층 2개 동, 전용면적 17~84㎡, 총 2천40실 규모다. 분양가는 최저 1억1천400만 원대부터 책정됐다. 롯데마트는 2013년 12월 문을 열었다. 이처럼 롯데 그룹이 롯데마트와 오피스텔은 서둘러 추진하면서도 정작 쇼핑몰은 6년째 답보상태여서 ‘돈 되는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창일(연수1) 시의원은 "롯데 그룹이 2010년 11월 해당 부지의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핵심 시설인 쇼핑몰은 공사를 시작하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인근 주민들은 몇 년 째 포클레인 한 대만 놓고 공사 시늉만 하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착공만 한다면 언제 개발해도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착공 기한은 있는데, 준공 기한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토지 매각은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맡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쇼핑몰이 들어설 터는 송도국제업무지구 내에서도 핵심 역세권 지역이다. 인근에 동북아무역센터(NEATT)와 송도컨벤시아, 쉐라톤 호텔 등 핵심 건물들이 밀집해 있다.

특히 쇼핑몰과 백화점은 후속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투자 신호를 주는 지역 개발의 거점 및 선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조속한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정 의원은 "롯데 쇼핑몰의 착공 지연으로 인근 개발이 확정된 이랜드몰과 신세계몰까지 착공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며 "돈 되는 사업만 서두를게 아니라 쇼핑몰이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인천경제청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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