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항이 평온한 모습을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인천항 종합 발전계획 203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총 9조원을 들여 세계적인 물류·해양관광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 27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항이 평온한 모습을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인천항 종합 발전계획 203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총 9조원을 들여 세계적인 물류·해양관광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해양수산부가 27일 발표한 ‘인천항 종합발전계획 2030’의 핵심은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의 한상드림아일랜드와 남항의 골든 하버 조성이다. 하나같이 신흥지역 전략 개발사업이다.

 내항은 이번 인천항 종합발전계획에서 변두리로 밀려난 형국이다. 원도심권을 살리기 위해 추진된 내항 재개발은 여전히 생색내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모양새다.

 해수부는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331만5천㎡)을 항만물류 분야의 단기(2020년 이전)사업으로 끼워 넣었다.

 지난 4월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항만재개발사업 구역을 변경(15만9천㎡증가)했다. 2018년까지 부지 조성공사를, 2020년까지 건축 및 시설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골프장과 특급호텔, 오션마리나 리조트, 아쿠아 마운틴 등 관광·레저단지를 개발하기 위한 사전 정리 작업이다.

 2조400억 원 규모의 한상드림아일랜드 개발사업은 중기(2021~2030년)계획에 잡혀 있다. 남항 국제여객부두와 터미널 건설사업(추정사업비 986억 원)도 중기로 계획했다. 22만t급 대형 크루즈 부두 2선석(15만t급 1개 선석 포함) 전용터미널과 한중 카페리 거점인 7개 선석과 터미널을 2019년까지 짓겠다는 방침이다.

 국제여객터미널 건설사업은 복합쇼핑몰과 워터파크, 콘퍼런스 호텔, 한류공연장, 마리나 시설 등을 조성하는 골든 하버 2단계 사업으로 가는 징검다리다.

 해양관광벨트의 한 축인 내항 재개발사업 중 1·8부두는 단기사업으로, 2·6부두는 부두운영사(TOC) 통합과 맞물려 중기사업으로 늦췄다. 3~5부두는 2030년 이후인 장기사업으로 미뤄 놓았다. 물동량 감소 추이를 지켜보며 내항 재개발사업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계산이다.

 해수부는 신항을 컨테이너 중심의 수도권 물류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컨테이너 부두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내항 4부두는 잡화부두로 기능을 전환해야 한다. E1과 ICT 등 남항 ‘컨’부두조차 통합해 신항으로 이전을 검토하는 마당에 내항 4부두를 ‘컨’부두로 고집할 이유가 없다. 내항 4부두를 2018년 4월 잡화부두로 기능을 재배치하겠다는 해수부의 계획도 이런 맥락이다.

 지난해 4부두의 화물처리량은 787만4천여t이었다. 내항 전체 화물처리량의 17.4%를 차지했다. 4부두의 ‘컨’화물이 빠질 경우 하역 능력 대비 물동량은 45.9%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하역 능력이 55% 이하로 떨어질 때 내항 전체 재개발을 고려하겠다는 해수부의 계획을 감안하면 내항 전체 재개발 시점을 4부두의 기능 재배치 시점인 2018년께로 앞당겨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해수부의 고민도 있다. 먼저 내항 재개발을 했다가는 우선순위로 잡은 한상드림아일랜드와 골든 하버 개발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남항 국제여객터미널 개발만 봐도 그렇다. 주민들은 새로 짓는 국제여객터미널의 여객 기능을 기존 제2국제여객터미널에 통합 운영하고, 화물만 남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전체 물동량의 30%를 차지하는 여객을 제2터미널에 빼앗길 경우 남항 국제여객터미널 운영과 카페리 선사들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중 카페리 선사의 지분이 있는 선광이나 영진 등 지역 업체들이 선뜻 받아들일 수 없는 노릇이다.

 마리나 등 레저시설도 마찬가지다. 내항 전체를 재개발할 경우 주민들은 마리나 시설을 요구할 태세다. 한상드림아일랜드와 골든 하버의 마리나 시설과 겹친다. 내항 재개발사업의 대상과 규모를 늦추는 이유다. 해수부는 동북아 마리나 항만도시 네트워크 구축안으로 평택·당진항과 안산 대부도 방아머리를 꼽고 있다.

 내항살리기시민연대 김상은 대표는 "마스터플랜과 조성계획까지 7년에 걸쳐 재개발을 했던 마르세유항처럼 내항도 조기 개발을 전제로 전체를 놓고 개발해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hi21@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