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전문학교의 핵심 슬로건은 “평생기술로 평생직업을”이다. 이는 불안정한 고용 상황에서도 자신의 특수한 장점을 살린 기술력을 갖추면 그 기술을 요구하는 다양한 곳에서 꿈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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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문예실용전문학교 실무 실습 수업 모습
사실 평생기술을 익히는 일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쉽지 않았다. 자신의 기술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다른 기술을 배워 직업을 바꾸고 싶어도 그에 걸맞은 교육 기관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야간대학이나 학원 같은 한정적인 공간에 몰렸고, 이마저도 일부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었다.

하지만 지식정보화 사회는 이런 판도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좀 더 윤택한 삶을 위해서는 기술과 능력을 더 섬세하게 갈고 닦아야 한다는 전문성 중심의 문화가 형성되고, 이에 부응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고급 지식을 익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이런 이들에게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열린 장소와 강좌들도 지역마다 속속 개설되고 있다. 덕분에 많은 이들이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을 통해 고급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공유하며, 심지어 직장을 가진 사람도 다양한 공간에서 능력을 드높이고 재취업을 꿈꿀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반면 10년, 20년 전만 해도 이 같은 기술학교들은 각광받기 어려웠다. 우리 부모 세대들이 학교에 다녔던 시절만해도 이런 학교들은 대부분 속성으로 기술만 가르쳐 사회로 내보내는 학원 형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런 기술학교들은 ‘형편이 너무 어렵거나, 학문에 정진할 수 없을 정도로 성적이 나쁘거나 고교 때 문제를 일으켰던 학생들이 가는 곳’이라는 오해를 받았고, 실제로도 학생들을 뽑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제반 조건들이 반영되기도 했다. 나아가 이런 편견이 90년대까지 지속되면서 심지어 훌륭한 지원 조건과 특성화된 학과를 갖춘 기술 학교들조차 외면 받는 상황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직업전문학교들은 진일보한 형태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요즘 학생들은 정보에 밝다 보니 이 학교들이 2년제 대학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전문대 이상의 실무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기술학교들에서 학사학위과정에 의한 학점은행제를 통해 2년제 전문학교 학위를 받은 뒤 졸업하면 2년제 자격으로 취업을 하거나 4년제 대학원에 진학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천문예실용전문학교 입학관계자는 “과거에는 전자, 컴퓨터통신 등 특정 분야의 학과만 있었다면 지금은 파티플래너, 웨딩, 카지노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세분화된 전공들이 개설돼 있는 추세다. 빡빡한 실무 위주의 교육을 받기 때문에 대학 생활 고유의 낭만이 없다는 점도 예전 얘기다. 웬만큼 역사가 있는 학교들은 인성, 리더십 교육부터 다양한 학교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기존 ‘기술학교’의 이미지를 벗으려고 애쓴다.”며 “대기업의 경우도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뀌면서 채용의 기회가 확대되고 있으며, 직업전문학교에 대한 관심은 우리 사회가 전문가 시대로 가는 변화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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