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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인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경기도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비상이 걸렸다.

23일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이하 공사) 등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 해 동안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1천323만여 명으로 이 중 경기도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75만∼295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한국을 찾는 전체 중국인 관광객 중 13.3∼22.3%에 달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작년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은 한류 연예인 출연 금지, 롯데그룹 세무조사,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 규제, 한국행 전세기 불허 등의 조치 등으로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는 물론 경기도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인 관광객이 주로 찾는 경기 지역 관광지인 가평의 쁘띠프랑스나 용인 에버랜드의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여기에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는 용인 민속촌과 파주 DMZ관광지를 비롯해 스키를 타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던 광주 곤지암 리조트, 이천 지산포레스트 리조트, 용인 양지파인 리조트, 포천 베어스타운 리조트 등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도와 공사는 자매결연 지역인 중국 산둥(山東)성 공무원 500명을 경기도 관광에 유치했으나 최근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정책이 이어지면서 올해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 도의 중국 현지 관광객 유치 활동도 상당 부분 제약을 받을 전망이다.

공사는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 내 관광객 유치 활동이 중국 정부는 물론 현지인들을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현지에서 열 계획이던 자체 행사 계획을 보류하고 중국의 자치단체에서 개최하는 관광박람회에 참여하는 수준으로 행사를 축소했다. 공사는 중국 전반에 걸친 홍보 활동보다는 도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우호관계에 있는 산둥·랴오닝(遼寧)·광둥(廣東) 등 일부 성 지역으로 국한해 홍보활동을 진행하면서 향후 양국의 외교관계 추이를 살핀다는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관광업계 전반에서 도내 관광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양국의 외교 상황이 악화된 만큼 중국 정부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한 홍보 활동보다는 제한적이지만 개별 자유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 활동이라도 벌여 관광객 유치를 이끌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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