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부처 출신 공무원에 대한 유정복 인천시장의 ‘애정’이 남다르다. 설 연휴 전에 예고한 시 인사를 봐도 그렇다. 취임 초기부터 제기됐던 ‘중앙 편애 인사’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조직 내부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시는 ‘2017년도 상반기 정기인사’에 앞서 최근 4급 이상 간부공무원 총 221명에 대한 승진 및 직무대리 인사 발령을 예고했다.

이번 인사는 행정자치부의 국 단위 행정기구 개편(국 신설) 및 기준인건비 조정 등에 따른 것이다. 특히 그동안 승진에서 소외됐던 하위직과 소수 직렬들의 승진 적체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인사 예고에 따라 정대유 전 종합건설본부장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유병윤 행정관리국장은 남동구 부구청장으로 3급(지방부이사관)에서 2급(지방이사관)으로 승진했다. 정창래 총무과장은 중구 부구청장으로, 전무수 자치행정과장은 행정관리국장으로, 유지상 사회복지정책과장은 문화관광체육국장으로, 김남권 시의회 의사담당관은 계양구 부구청장 등으로 각각 자리를 옮기며 4급(지방서기관)에서 3급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시 내부에서 중앙부처 출신 공무원에 대한 편애 인사에 말이 많다. 안전행정부 출신의 정중석 감사관이다.

그는 유 시장 취임 이후인 2014년 10월 개방형 직위인 감사관(4급)에 임용된 후 지난해 10월 임기 종료와 함께 재임용됐다. 그 후 불과 3개월여 만인 이번 정기인사에서 3급 자리인 일자리경제국장 직무대리로 깜짝 발탁됐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 감사관 외에도 중앙부처 출신인 천준호 정책기획관(3급)이 시 재정을 총괄하는 재정기획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천 기획관 역시 인천시에서 승진해 3급에 오른 인물이다. 정상철 씨 역시 감사관실 기술자문역 파견 형태로 왔다가 시의 도시재생정책을 다루는 도시재생과장에 유임됐다.

문제는 중앙부처 출신 인사들이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 "중앙부처 파견 공직자들이 시 공무원들과 정상적으로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승진한다면 크게 문제가 될 이유가 없다"며 "그러나 그들이 보여 준 모습은 직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직원들의 상실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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