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지역에서 역대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AI) 가운데 가장 짧은 기간에 큰 피해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5일 안성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처음 발생한 AI로 총 45개 농장에서 기르던 닭과 오리 등 가금류 292만 9천 741마리가 매몰됐다.

이는 시에서 최초 AI가 발생한 지난 2003년 이후 모두 6차례나 발생했던 AI로 매몰 처분된 가금류 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시에서 2003년 12월 최초로 AI가 발생해 2004년 3월까지 102일간 이어지면서 가금류 13만4천 마리가 땅에 묻혔다.

이어 2006년에는 22만6천 마리, 2008년과 2010년에도 AI가 발생해 각각 21만 마리와 96만 마리를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장장 2년간 이어진 AI로 112만1천 마리의 가금류가 각각 매몰 처분됐다.

모두 6차례 발생한 AI로 매몰 처분된 가금류는 총 265만3천 마리에 이른다. 그러나 이번 AI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H5N6형 바이러스가 급속히 퍼지면서 안성지역에서 최단 기간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지 불과 48일 만에 역대 매몰 처분 기록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전파 속도가 빨랐다.

역대 최악의 AI로 기록됐던 2014년과 2015년에는 417일간 112만1천여 마리의 가금류가 매몰 처분된데 비해 이번 AI는 불과 48일 만에 두 배가 훨씬 넘는 가금류가 매몰 처분됐다.

특히 과거 AI가 주로 오리농장에서 발생해 피해를 준 반면 이번 AI는 오리 사육 농장보다 방역 수준이 높은 산란계 농장에서 주로 발생하면서 피해 규모가 커졌다. 이번 AI로 286만1천여 마리의 닭이 매몰 처분됐는데, 이 가운데 산란계가 255만4천여 마리에 이른다. 매몰 처분된 닭 10마리 가운데 9마리는 산란계였다.

이로 인해 매몰 처분 보상금과 방역 비용 등을 합한 소요액도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과 2015년 AI 소요액은 145억 원을 넘었지만, 이번 AI 소요액은 시가 추정하는 290억 원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AI 발생 72일차를 맞고 있는 시에는 지난 1월 14일 보개면 한 토종닭 사육 농장에서 예방적 차원의 매몰 처분이 이루어진 이후 21일째 의심신고가 접수되지 않고 있다.

황은성 시장은 지난 4일 AI와 관련 방역대책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AI가 완전 종식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책임감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기진 기자 satan@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