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진, 가장 안전한 도시에도... 시민들 “흔들림 느껴 잠에서 깨어나”

새벽 미명의 시간대에 대전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13일 대전소방본부는 새벽 3시 8분경 지진으로 추정되는 흔들림을 느껴 잠에서 깨어났다는 민원이 수십여 건 폭주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흔들림은 지진이 맞으며 대전시 유성구 남서쪽 3km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1.9의 지진으로 밝혀졌다. 진앙의 깊이는 10km 이내로 미미한 수준이다.

규모가 약한 지진이라 특별한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27일 같은 곳에서 지진이 발생한 바 있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당시에는 이보다 강도가 센 2.5 규모였다. 대전 도심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은 2006년 3월 이후 10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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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중구청 직원 지진대피 훈련 모습. 사진= 대전 중구청 제공

대전 유성구는 2016년 기준으로 33만 명으로 서구 다음으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대전의 대표적인 도심으로 만약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하면 상당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대전 외에도 지난달 16일 오후 7시 54분께 충남 보령시 서쪽 2㎞ 지역에서 규모 2.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곳은 지난해 11월 13일에도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달 8일 국민안전처가 발간한 '2015재난연감'과 '2015재해연보'에 따르면 대전시는 사회재난과 자연재해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라는 평가다. 대전은 전국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도로교통과 화재, 익사, 추락사고 등 사회재난으로 인한 사망자와 재산피해액이 가장 적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횟수는 총 254회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상청이 디지털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99년부터 2015년까지 17년 동안 발생한 연평균 지진 발생횟수 47.6회보다 5.3배 이상 많은 수치다.

규모 3.0 이상의 지진 발생횟수는 34회로 예년 평균(9.4회)보다 3.6배 이상 많았으며, 그중 유감지진 발생횟수도 55회 이상으로 예년 평균(8.7회)보다 6.3배 이상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인천·경기 1회 △강원 1회 △대전·세종·충남 6회 △전북 1회 △광주·전남 2회 △대구·경북 179회 △부산·울산·경남 6회 △제주 1회 △북한 23회 △동해 15회 △서해 6회 △남해 13회 등이다.

지난해 발생한 국내 지진 중 가장 규모가 큰 지진은 9월 12일 오후 8시 32분께 경주시 남남서쪽 8.7㎞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이다. 이 지진은 1978년 기상청의 계기지진 관측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규모 5.8의 이 지진은 경주·대구에서 최대진도 6(Ⅵ), 부산·울산·창원에서 진도 5(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진동을 감지할 정도였다.

진도 6은 모든 사람이 지진동을 느낄 정도로 무거운 가구가 움직이기도 하며 벽의 석화가 떨어지기도 한다. 진도 5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지진동을 느끼고 그릇, 창문 등이 깨지기도 한다. 국민안전처 집계 결과 이 지진으로 부상자 23명과 9368건의 지진피해가 발생했다.

이 지진의 영향으로 지난해 규모 2.0 이상 여진이 167회 발생했다. 1.5 규모(387회) 이상의 여진까지 포함할 경우 554회에 달한다. 다만 9월 12일 발생한 규모 4.3과 3.2의 여진은 정밀 재분석 결과 본진의 에너지 영향을 받아 실제보다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돼 규모 3.6과 1.7로 조정됐다. 규모 2.0 미만으로 분석된 여진 4회는 2.0 이상으로 규모 2.0 이상으로 발표된 여진 13회는 2.0 미만으로 조정됐다. 또한 발표된 여진의 진앙과 정밀 분석된 진앙의 차이는 0.07∼3.68㎞이며, 진원 깊이 차이는 0.2∼3.5㎞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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