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역 광장에 ‘안중근 동상’ 세운다

2014년 시진핑 주석 지시로 제작 이토 히로부미 저격 때 모습 재현 市 한·중 포럼서 2개 중 1개 유치

의정부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로 중국에서 제작된 ‘안중근 동상’ 2개 가운데 1개를 보관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2.5ｍ 높이의 청동으로 제작한 동상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자 달려가는 모습으로 지난달 중순 인천항을 거쳐 의정부에 도착했다.

이 동상은 2014년 7월 중국 하얼빈(哈爾濱)역에서 한중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의 지시로 제작됐다.

이 사업은 이후 민간교류사업으로 추진됐고, 차하얼학회가 맡아 쌍둥이 동상을 만들어 1개를 한국에 기증하자고 제안했다.

차하얼학회는 2009년 중국 정·재계와 학계에 영향력이 있는 한팡밍 박사가 주도해 만든 민간단체다. 한 박사는 안중근 장학금을 받고 공부해 평소 안중근 의사를 존경했고, 동상 기증에도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2015년부터 차하얼학회와 ‘한중 평화포럼’을 공동 개최한 것을 계기로 동상 유치에 나섰다. 이후 지난해 12월 ‘제2회 한중평화포럼’을 열며 차하얼학회와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 관련 협약(MOU)을 맺고 유치를 성사시켰다.

시는 안중근 동상을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광장 근린공원에 세울 계획이며, 나머지 1개는 중국에 설치된다.

시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한중 정부가 함께 기업인 경제협력포럼을 여는 등 관계 개선 조짐이 보인다"며 "안중근 동상이 양국 교류 재개의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