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사는 주부 권미정(35)씨는 최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에어컨을 틀고 있지만 전기료 걱정에 집 근처 쇼핑몰에 가는 시간이 많아졌다.

권 씨는 "대형 마트가 집에서 가까워 아이를 데리고 밥도 먹고 놀이방도 있어 자주 간다"며 "가정용 전기요금에만 적용되는 누진세로 요금 폭탄을 맞을까 우려돼 시원하게 보낼 방법을 찾다가 고심 끝에 마트로 정했다"고 귀띔했다.

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경기도내 쇼핑몰과 대형 마트 등 시원한 도심 속 피서지를 찾아 나서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에어컨 등 냉방기를 가동하려니 폭탄 같은 전기요금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8일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수원의 낮 최고기온은 33℃를 기록했으며 의정부 34℃, 고양 32℃ 등 도내 평균기온이 32℃에 달했다.

수원 등 도내 낮 최고기온이 연일 30℃ 이상 오르면서 비용 부담 없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도내 쇼핑몰과 대형 마트 등으로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자 관련 업체의 매출 역시 덩달아 오르고 있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의 지난달 하루 평균 방문객은 6만8천 명으로, 올 들어 최다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이는 어린이날 등으로 가족단위 고객이 많이 찾는 5월의 하루 평균 6만5천 명을 넘는 수치다. 매출도 전달보다 10% 이상 증가한 추세다.

대형 마트에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더위를 피해 장을 보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11일부터 31일까지 이마트의 시간대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매출 비중은 27.9%로 상반기 평균 24.3%보다 3.6%p 상승했다.

지난달 10~23일 2주간 이마트의 주말 방문객 수와 주말 매출 비중은 상반기 평균보다 각각 1.7%p, 2.6%p 높았다.

도내 대형 마트 관계자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멀리 가기엔 시간과 비용이 부담스러운 고객이 쇼핑부터 식사까지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 많이 오는 듯하다"며 "앞으로도 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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