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꿈의대학에 참여한 학생 10명 중 6명이 야간자율학습과 사교육을 병행하는 것으로 나타나 당초 ‘야자 폐지’의 대안으로 도입된 경기 꿈의대학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6일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올 1학기 경기 꿈의대학에 참여한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학생의 46.5%가 학원, 과외 등 사교육과 꿈의대학 수업을 병행했다고 답했다. 심지어 야간자습과 사교육, 꿈의대학을 모두 병행했다는 응답도 17.9%에 달했다. 반면 방과 후 꿈의대학만 참여했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은 35.6%에 그쳤다.

 꿈의대학은 고교생들이 야자 대신 수도권 대학을 찾아가 진로를 탐구할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이재정 도교육감의 핵심 교육정책이다. 주입식 교육이 한계에 이른 시대적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용감한 도전이지만, 당초의 목적과 취지가 아무리 좋더라도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외면을 당한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학생들의 꿈의대학 참여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 1만9천788명에 달했던 올 1학기 수강인원에 비해 2학기에는 3천680명이나 줄어 1만6천108명이 참여한다고 한다. 1학기에 비해 고등학교, 지역 도서관, 공공시설 등 이동이 편리한 거점시설형 강좌가 56개 증가했으나, 수강생은 1학년 53%, 2학년 44%, 3학년 3%로 대학입시를 앞둔 3학년 학생들의 참여가 1학기 18%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더욱이 2학기에 꿈의대학만 참여하겠다는 응답은 16.4%에 불과하고 야자와 사교육, 꿈의대학을 병행하겠다는 응답은 42%에 달했다. 이 같은 결과는 꿈의대학이 야자나 사교육의 보완재에 불과할 뿐 완전한 대체재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도교육청은 야자 폐지 대안으로 도입된 교육정책이 외면 당하는 이유를 철저히 분석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저 학생생활기록부 기록만을 목적으로 꿈의대학을 수강하려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꿈의대학 당초 취지에 부합하지 못한 탓인지 가려내야 한다. 또한 꿈의대학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에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교육청은 야자 폐지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가 결정하고 그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게 훨씬 더 민주적인 교육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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