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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 시인. /사진 - 연합뉴스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하루 앞두고 수원지역 문인들과 여성단체에서 반(反) 고은 시인에 대한 감정이 커지고 있다.

수원문인협회는 7일 "최근 협회가 입주해 있는 ‘수원문학인의 집’ 사무실 전면에 부착돼 있는 고은 시인의 사진이 들어가 있는 현수막을 교체하자는 원로들의 의견이 제기돼 이를 논의 끝에 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현수막은 협회가 매달 1차례씩 지역 문인과 시민들을 위해 운영하는 ‘금요문학광장’ 프로그램에 강사로 참여한 문인들의 사진을 넣어 제작한 것이다.

협회는 지난해 7월 28일 고은 시인을 초청해 ‘한 세기의 시와 세계’를 주제로 금요문학광장을 진행했다.

당시 고은 시인은 지난 반세기 동안의 한국 문학과 반세기 이후의 문학에 대해 이야기했다. 주요 참석자로는 박래헌 전 수원시 문화체육교육국장과 전애리 수원예총 회장, 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협회는 문학계 성폭력 논란에 휩싸인 고은 시인의 사진이 걸려 있다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이를 철거하기로 했다. 대신 협회 고문인 이창식 수필가와 ‘3월 금요문학광장’ 강사로 참여하는 문태준 시인의 사진을 넣기로 했다.

수원YWCA 등 수원지역 6개 여성시민단체로 구성된 수원여성단체네트워크도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시청 앞에서 ‘시민의 정부, 사람중심, 여성친화도시 수원에 여성은 없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연다.

해당 여성단체는 이날 멸종위기종 1급 양서류인 ‘수원청개구리’를 캐릭터화한 ‘수원이’가 여성들을 주변화시키고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시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고은 시인에 대한 수원시 지원 중단도 함께 요구할 계획이다. 수원여성단체네트워크는 지난달 28일에도 성명서를 내고 "고은 시인은 직접적인 사과와 반성도 없이 피해자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성폭력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외에도 인근 한신대학교 총학생회는 2015년 수여한 고은 시인의 명예 문학박사 학위를 박탈할 것을 학교 측에 요구 중이다.

시 관계자는 "최근 고은 시인을 둘러싼 논란은 개인에 관한 것으로 시가 별도의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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