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등 과거 경기지사를 지낸 정치인들이 6·13 지방선거의 전면에 재등장하면서 남경필 경기지사의 재선 도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이들은 경기지사를 지내는 도중이나 직후에 대선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던 인물들로, ‘역대 경기지사’와 ‘대선 출마’라는 공통 분모를 가진 남 지사에게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일 지방선거 충남지사 후보로 이인제 전 의원을 추대했다. 이 전 의원은 민선 최초의 경기지사를 지낸 인물로, 지난 1995년부터 약 2년간 경기도정을 이끌었다.

이 전 의원은 경기지사 재임 기간 중도에 사퇴하고 제15대 대선에서 출마했다 낙선했다. 이후 대선 때마다 단골 후보로 출마했지만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해 왔고 지난 2016년에는 총선에서도 고배를 마셨지만 한국당의 충남지사 후보로 결정되면서 정치적 재기를 노리게 됐다.

직전 경기지사를 지냈고 민선으로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했던 김문수 전 지사도 한국당 소속으로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김 전 지사의 경우 지사직을 사퇴하지 않고 지난 18대 대선에 경선 후보로 나섰지만 당시 박근혜 후보와 큰 격차를 보이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출마가 현실화될 지 귀추가 쏠린다. 당내에서 유력 경기지사 후보군이 등장하지 않고 있는데다 안철수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손 전 지사의 차출론이 힘을 받는 모습이다.

이들의 출마가 확정되면 남 지사와 더불어 전현직 경기지사 4명이 동시에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진풍경이 연출되지만 재선에 도전하는 남 지사 입장에서는 이들의 출마 소식이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수도권에 포함되는 서울의 경우 당내에서 남 지사와 다른 노선을 걸어왔던 김 전 지사의 출마가 확정될 경우 남 지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 전 지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태극기집회에 일선에 서는 등 극우성향을 보여온 점은 경기도에서 연정을 실시하는 등 통합의 가치를 주장해왔던 남 지사로서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손 전 지사의 경기지사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에도 중도보수를 지향하는 바른미래당의 정치 노선과 야권의 분열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남 지사에게는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지금 보수는 국민들에게 미래의 수권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남경필은 보수가 다시 국민의 희망이 될 해법을 찾겠다. 보수의 가치와 품격을 바로 세우는 일을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