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홍보관 강당에서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 기자간담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불시 점거로 일정이 취소돼 무대 위 의자가 텅 비어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14일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홍보관 강당에서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 기자간담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불시 점거로 일정이 취소돼 무대 위 의자가 텅 비어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곪았던 한국지엠의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가 결국 터졌다.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 기자간담회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반발로 취소됐다. 정부나 사측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해 갈등<본보 11일자 1·3면 보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14일 오전 10시 본사 홍보관에서 열 예정이었던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배리 엥글 글로벌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데일 설리번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부사장 등이 참석해 ▶내년 흑자전환 방안 ▶향후 신차 출시 계획 ▶지난 협상 과정 중 글로벌GM의 입장 ▶내수시장 고객 신뢰 회복 방안 등을 설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자회견장에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 근로자 10여 명이 들어와 피켓시위를 벌이면서 간담회가 무산됐다. 이날 간담회가 무산된 근본적인 이유는 사측의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탓이다.

한국지엠 비정규직 근로자는 당초 2천300여 명이었지만 올해 들어 2천 명으로 줄었다. 부평공장에만 1천200명에 달한다. 부평2공장의 현재 가동률은 50% 이하지만 신차 배정 계획은 현재까지도 없다. 때문에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부평2공장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면 1년 내로 비정규직 근로자 400∼500명이 해고당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은 2천만 원 초반∼3천만 원 중반대다. 이들은 소속된 하청업체가 한국지엠 협력업체로 선정되지 못하면 대부분 2년마다 해고당하는 일을 반복해 겪고 있다.

반면 정규직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임원 제외)은 5천500만 ∼6천만 원 선이다.

황호인 비정규직지회장은 "사측이 올해 안으로 한국지엠 근로자 수를 1만4천 명에서 1만1천 명으로 줄일 것으로 의심된다"며 "5년 내로 퇴직할 예정인 정규직 근로자 770명과 함께 부평공장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대거 해고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선언한 문재인 정부도 글로벌GM과 협상과정에서 비정규직 대책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며 "비정규직 해결 대책이 없는 한국지엠 정상화는 기만이며 사기다"라고 비판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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