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게 돕고 싶었어요. 아동센터 선생님들을 믿습니다." 1일 오후 2시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 지역아동센터에서 김애성(86)할머니가 지역 아동들을 위해 평생 모은 2억 원을 선뜻 내놨다.

김 할머니는 일찍 남편을 사고로 잃고 가족의 생계를 떠안았다. 남의 집 허드렛일로 시작해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의 손길을 뻗었다. 이후 목재소와 두부공장을 직접 운영하며 번 돈으로 남을 돕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아프리카 기아아동을 정기후원하던 중 운영비가 부족한 지역아동센터의 실정을 듣고 가까운 아이들부터 돌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김 할머니를 부축하던 한 지인은 "할머님은 평생 남을 도왔다"며 "기부한 2억 원은 그 금액에 비해 작은 돈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기부금은 ‘숭의’, ‘예향꿈터’, ‘꿈나무’ 등 지역아동센터 3곳의 운영에 쓰인다. 기부금 전달식에서 한 아동센터 근무자는 감사패를 전달하며 고마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전 재산을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하는 지금 이 순간이 더없이 행복하다"고 했다. 이어 "기부단체도 생각했는데 이름만 남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걱정 없이 맘껏 뛰놀며 꿈을 키우면 큰 보람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윤상현 국회의원은 이날 "김 할머니의 숭고한 기부는 각박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해 잠시나마 소외되고 어려운 우리 이웃들을 돌아볼 전기를 마련해 주셨다"며 김 할머니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장원석 인턴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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