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승격되는 수원 화령전의 운한각 외부 모습(왼쪽)과 내부 모습.  <수원시 제공>
▲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승격되는 수원 화령전의 운한각 외부(왼쪽)와 내부 모습.<수원시 제공>
수원 화령전의 운한각(雲漢閣)·복도각(複道閣)·이안청(移安廳)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승격된다.

수원시는 4일 문화재청이 화령전의 운한각·복도각·이안청 건물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30일간 보물 지정 예고 기간을 거친 뒤 보물로 지정된다.

현재 사적 115호로 지정돼 있는 화령전은 정조 승하 이듬해인 1801년에 건립됐다. 보물로 지정되는 운한각은 정조의 어진(御眞)을 모신 정전(正殿)이고, 이안청은 어진을 임시로 봉안하기 위해 만든 건물이다. 복도각은 운한각과 이안청을 연결해 주는 공간이다.

조선시대에는 왕의 어진을 모신 건물이 여러 지역에 있었지만 현재는 전라북도 전주 경기전(慶基殿)과 수원 화령전만 남았다.

당시 서울에서 궁궐 건축을 담당했던 최고의 장인 400여 명이 참여해 2개월 9일 만에 완성했다. 짧은 기간에 완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건물 곳곳에서 섬세함을 느낄 수 있다.

19세기 왕실 건축의 정수로 평가받는 화령전은 어진을 모시던 정전과 임시 보관 건물인 이안청이 분리돼 있는 전주 경기전과 달리 정전(운한각)과 이안청이 복도각으로 연결돼 있는 독특한 형태다.

문화재청은 화령전이 왕실 건축의 정수를 보여 주고, 창건 당시 원형이 잘 남아 있어 보물로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운한각·복도각·이안청의 ㄷ자형 배치 구조는 조선 후기 발전된 합리적인 궁궐 건축 형태를 보여 준다.

정조 승하 후 순조는 화성의 융릉과 건릉에서 제를 올리고, 화령전에서 술잔을 올리는 작헌례를 치렀다. 작헌례는 국왕이 직접 참배하고 잔을 올리는 극히 드문 제례다. 순조는 재위 중 9번 작헌례를 올렸으며 헌종·철종·고종도 화령전에서 작헌례를 올렸다.

현재 수원에는 보물로 지정된 10개 문화재가 있고, 이 중 수원화성 관련 문화재는 팔달문(보물 제402호), 화서문(보물 제403호), 방화수류정(보물 제1709호), 서북공심돈(보물 제1710호) 등이다.

시 관계자는 "보물 지정을 계기로 화령전의 역사적 가치가 더 널리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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