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 여전히 모르쇠

경찰, 용의자 대면조사

경기남부청에 마련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 /사진 = 연합뉴스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특정한 A(56)씨에 대한 대면조사를 30일 재개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날 A씨가 수감 중인 부산교도소에 형사와 프로파일러 등을 보내 접견 조사를 진행했다. A씨에 대한 대면조사는 교도소 접견 형식으로 이뤄져 주말에는 불가능하다.

경찰은 모방범죄로 밝혀져 범인까지 검거된 8차 사건을 제외한 모두 9차례의 화성사건 가운데 5·7·9차 사건 증거물에서 A씨의 DNA가 나온 사실과 그가 화성사건 발생기간 내내 화성에 거주한 점, 당시 수사기록 등을 근거로 A씨를 압박했다.

또 A씨가 강도미수 범행을 저질러 구속된 동안에는 화성사건이 더는 이어지지 않다가 그가 풀려난 지 7개월 만에 다시 화성사건이 벌어진 점, 1993년 4월 이후 충북 청주로 이사한 뒤에는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 당시 A씨의 행적도 추궁했다.

A씨는 1989년 9월 26일 수원시의 한 주택에 흉기를 들고 들어간 혐의(강도예비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돼 1990년 2월 7일 1심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같은 해 4월 19일 2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A씨가 구속되기 전 8차 사건까지 발생했던 화성사건은 A씨 구속 이후 잠잠했다가 그가 풀려난 지 7개월 뒤인 1990년 11월 15일 9차 사건으로 다시 이어졌다. A씨는 그러나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뒤 8번째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도 그동안의 조사에서처럼 자신은 화성사건과 무관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낸 4차 화성사건의 증거물에 대한 DNA 분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