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라이브 뮤직 홀리데이’ 사업을 통해 지역 대중음악문화 기반 조성에 힘쓰고 있다. 실력 있는 인천 음악인들의 연주와 노래가 지역 곳곳에서 울려 퍼지자 시민들이 호응했다.

26일 시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저녁 인천 라이브공연장 6곳에서 라이브 음악에 홀리는 날 ‘라이브 뮤직 홀리데이(Live Music Holiday)’를 진행했다. 재즈·록·포크 등 다양한 공연이 인천을 대표하는 라이브클럽인 락캠프(부평구), 버텀라인(중구), 뮤즈(연수구), 쥐똥나무(남구), 공감(미추홀구), 흐르는물(중구)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소규모 공연장에서 진행된 음악회임에도 불과하고 총 6회 공연에서 2천여 명의 인천시민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라이브 뮤직 홀리데이는 시민이 일상에서 쉽게 문화예술활동에 참여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민간 및 공공 문화·유휴 공간을 제공하는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 사업’ 중 하나다. 지역 음악인들이 인천 전역의 라이브공연장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시민들이 관람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천의 대중음악문화를 발전·확산시키고자 계획됐다.

인천은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뿌리임에도 문화적 기반이 무너졌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1883년 개항으로 서양음악이 인천을 통해 들어왔다. 대중음악은 인천 전역에 빠르게 퍼진 뒤 전국으로 옮겨 가는 구조를 취했다. 광복 이후에는 UN 다국적군의 부평 주둔을 시작으로 외국 군인들을 위한 클럽들이 성업했다. 개항장인 중구에서도 외항선 선원을 상대로 하는 외국인 클럽이 생겨나면서 인천의 대중음악문화는 활력이 넘쳤다. 한국대중음악사에서 이때를 국내 대중음악의 시작으로 평가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빠져나가고 원도심 침체가 시작되면서 라이브클럽 등 공연장이 하나둘 문을 닫았다. 밴드음악과 클럽문화의 성지가 홍대를 중심으로 한 서울로 옮겨 간 지 오래다.

시는 인천 대중음악문화 부흥과 재도약을 위해 라이브 뮤직 홀리데이 등 다양한 대중음악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앞으로 음악도시로의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대중음악자료원 설립 유치, 인천대중문화예술고등학교 설립 등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정유천 인천대중음악전문공연장협회 회장(락캠프 대표)은 "홀리데이 공연일에는 평소보다 20% 이상 많은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아주셨다"며 "부모와 아이들이 손을 잡고 공연장에 오는 모습을 보고 인천의 대중음악문화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