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순께부터 수원시 전역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출현한 떼까마귀가 차량과 인도에 분변을 배출하면서 시민들이 각종 생활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26일 오후 수원시 아주대학교 정문 앞에 설치돼 있는 전깃줄에 수천 마리의 떼까마귀가 앉아있는 모습. <사진=홍승남 기자>
이달 초순께부터 수원시 전역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출현한 떼까마귀가 차량과 인도에 분변을 배출하면서 시민들이 각종 생활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26일 오후 수원시 아주대학교 정문 앞에 설치돼 있는 전깃줄에 수천 마리의 떼까마귀가 앉아있는 모습. <사진=홍승남 기자>

수원 아주대학교 일대에 매일 밤마다 날아와 배설물을 쏟아내 거리를 더럽히고 있는 수천 마리의 떼까마귀로 인해 지역 상인과 주민, 대학생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떼까마귀 출몰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자 아주대 학생회가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관할 지자체에 떼까마귀 퇴치 작업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히고 나섰다.

3일 수원시와 아주대 재학생들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권선동 가구거리 주변으로 선발대로 추정되는 200여 마리의 떼까마귀가 처음 포착된 이후 그 수가 증가해 5천여 마리의 떼까마귀가 시에 상륙했다.

떼까마귀는 주간에는 추수 이후에 벼 낱알이 떨어져 있거나 곤충이 서식해 먹이활동이 가능한 서수원이나 화성·평택 농업지역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해가 떨어질 무렵인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7시까지 차가운 바람을 피하려고 고층 빌딩과 건물이 밀집해 있는 수원지역 번화가로 이동해 지역주민들에게 배설물 피해를 입히고 있다.

올해는 동수원사거리부터 법원사거리까지 1.7㎞ 구간에 설치된 전신주에 연결돼 있는 전깃줄이나 가로등, 건물 옥상난간 등 공공시설물 및 건축 부속시설이 야간시간대 임시 거처로 활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주대삼거리와 법원사거리 주변에서 생활하는 주민과 학생 피해는 물론 상인들까지 떼까마귀 배설물로 인해 제대로 된 장사를 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또 시에서 설치한 자전거 보관대에 보관된 10여 대의 자전거도 까마귀 배설물 포화를 맞아 지저분하게 변해 버렸고, 대부분의 옷가게들은 까마귀가 오기 전부터 가판을 치워 둔 상태였다.

한 상인은 "이곳 대학로에서 15년 동안 장사를 했는데 떼까마귀가 찾아오면서 매출이 뚝 떨어졌다"며 "매일 아침마다 가게 앞과 간판을 청소하기도 벅차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내년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차기 아주대 총학생회 학생들까지 시측에 떼까마귀 퇴치 활동에 협력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이 학생들은 지난달 말께 수원시청 환경정책과를 찾아 떼까마귀가 출몰하는 시간과 장소를 묻고, 퇴치 장비를 대여해 직접 쫓을 수 있는지 등을 문의했다.

학생회 관계자는 "학생으로서 여력이 되는 범위에서 지자체가 진행하는 떼까마귀 모니터링이나 퇴치 작업을 도와주고 싶은 의사가 있어 연락한 것"이라며 "몇 해 전부터 학교 주변으로 까마귀가 급격히 늘어나 피해를 입히고 있어 학생들과 주민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자문을 구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총학생회를 이끌어 나갈 아주대 학생들과 떼까마귀 퇴치와 관련해 어떤 협업을 진행할지 의견을 나누고 있다"며 "떼까마귀가 많이 출현하는 지역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인 만큼 관심을 갖고 도와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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