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해 11월 3일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8 롤드컵 결승'에 참석해 대회상황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인천시 제공>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해 11월 3일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8 롤드컵 결승'에 참석해 대회상황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인천시 제공>

인천 e스포츠 전용 경기장 건립계획이 물거품 됐다. 인천시 노력에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에 경기장을 건립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탓이다.

3일 문체부에 따르면 ‘2019 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 지원사업’을 추진·시행하며 부산과 대전, 전남 광주에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구축한다. 3개 도시는 각각 30억 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아 내년도 개관을 목표로 경기장을 건립한다.

e스포츠산업을 필두로 한 게임산업은 해마다 규모가 커지며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말 발간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게임산업 매출은 전년보다 10.9% 증가한 1천349억 달러(약 159조 원)를 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시장은 지난해 10월 기준 약 6조5천억 원 규모로 중국(39조 원)과 미국(37조 원), 일본(21조 원)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

시는 지역 내 e스포츠 경기장이 들어서는 것이 게임산업 생태계 조성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건립을 추진했다. 자체 예산을 들이기에는 재원 조달 부담이 커 중앙정부 공모사업 유치에 힘을 쏟을 계획이었다. 시는 지난해 9월 문체부가 e스포츠 전용 경기장 건립계획을 발표하자 직접 방문하거나 유선상 수차례 공모 참가 조건을 문의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문체부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건립 방침을 세운 뒤 올해 3월 3개 도시를 선정하면서 인천은 공모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은 국내외 각종 대회 유치와 중계 방송시설 설치 및 인력 상주, 관광산업 연계, 마이스산업 연계 등 큰 파급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부산은 마이스산업과 연계해 게임산업 규모를 성장시켰다. 송도컨벤시아 같은 쓰임새를 가진 벡스코(BEXCO)에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부산 게임업계는 지스타가 처음 열린 2009년에는 업체 24곳, 고용인원 242명 규모에 불과했으나 10년 만에 업체 110곳, 고용인원 1천48명 수준으로 성장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e스포츠 경기장 건립은 수도권 역차별 논란에도 지방 인프라가 현저히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추진한 면이 있었다"며 "인천이 국제공항을 가진 장점을 살려 국제대회 유치 등에 지속적으로 성공하고 게임산업의 기반을 갖춘다면 향후 e스포츠 관련 투자 심사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건립을 위한 노력에도 문체부 방침에 따라 사업을 유치하지 못했지만, 게임산업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예산과 사업을 단계적으로 늘려 인천만의 게임문화와 산업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ston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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