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경의선 철도의 북측 분계역인 판문역의 역사 건설과 관련, 남측의 입장을 수용해 관련 시설과 기능을 한 곳에 모으는 `통합형'건물을 짓되 선로반과 전기반 등 일부 기능은 별도의 건물로 흡수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회담 이틀째인 9일 오전 남북은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철도·도로연결 실무협의회 수석대표 접촉을 갖고 판문역사를 기능별로 독립된 건물로 짓는 `분산형'으로 할지, `통합형'으로 할지를 집중 논의해 이 같이 의견을 접근시켰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경중 건설교통부 남북교통과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통합형이든, 분산형이든 실제 드는 비용에는 차이가 없다”며 “그러나 북측의 희망대로 분산형으로 하면 여러 개의 작은 건물로 이뤄지게 돼 첫 분계역사의 상징성이 떨어지는 만큼 가능하면 기능을 통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북측은 남측의 설계를 바탕으로 가급적 올해 상반기 안에 판문역사 착공식을 갖기를 희망했으나 남측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또 실무대표 접촉을 통해 개성공단과 연계해 약식으로 개설할 차량운행사무소의 규모와 개설 일정을 계속 논의했으며 총 16개항의 열차운행합의서 문안조정작업도 별다른 이견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김 수석대표는 전했다.
 
임진강수해방지 실무협의회에서 북측은 이달부터 3개월 간 자기 지역에 대한 단독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던 제8차 경협위 합의사항을 지키기 위해서는 늦어도 오는 20일까지는 측정 및 수위관측 장비 등 기자재의 지원을 요청했으나 남측은 내부 절차등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5월초로 시간을 늦추자고 제안했다.
 
이날 회의에서 북측은 5개 조사팀에게 필요한 관측 장비 등 기자재 뿐 아니라 버스와 승용차 등 이동장비에 대한 추가지원을 요청했다.
 
또 남측은 임진강에 향후 홍수 수위 관측소 및 측정소를 설치한 이후 홍수위 데이터의 실시간 제공을 위한 통보체계 방식과 관련해 위성통신을 이용할 것을 주장했으나 북측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추후 별도의 실무회의나 문서교환 방식을 통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상·산림·하천 현황 등 수문(水文)자료를 담은 단독조사 항목 리스트 선정 문제에 대해 남북은 대체로 의견을 접근시켰으나 사방공사 포함 여부 등 1∼2개 항목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접촉에서 북측은 남측의 요청에 따라 과거의 홍수 및 월별 강수량 자료와 기온상태를 포함해 가능한 범위에서 우리측에 넘겨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남측 대표단은 자남산여관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이날 오후 여관 인근에 있는 선죽교와 표충사를 잠시 둘러본 데 이어 오후 2시30분부터 다시 실무회의별로 수석대표 및 실무대표접촉을 갖고 현안에 대한 의견 조율을 계속했다.
 
남북 대표단은 오후 6시 자남산여관에서 공동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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