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접촉자 발생시킨 수원의 27번 영국인 확진자 동선. /사진 = 염태영 시장 페이스북 캡쳐
23명 접촉자 발생시킨 수원의 27번 영국인 확진자 동선. /사진 = 염태영 시장 페이스북 캡쳐

30대 영국인 남성이 코로나19 유증상으로 국내에 입국해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5일 동안 수원·용인·과천·서울 등 수도권 4개 도시를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해당 영국인이 거주하는 수원시는 방역지침을 어긴 책임을 묻기로 했다.

29일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 27번 확진자인 영국인 남성 A씨는 태국을 방문한 뒤 지난 20일 오전 8시 45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앞서 14일부터 기침 증상을 보인 점에 따라 감염 경로는 태국으로 추정된다.

A씨는 23일 오후 3시 30분께 오토바이를 이용해 영통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 채취를 받고 집으로 들어갔으나 다시 외출에 나섰다.

보건당국은 검사를 받은 사람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검사 다음 날인 24일 오전 9시 40분께는 영통3동에 소재한 스크린골프장까지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부터 3시간 20분 뒤인 낮 12시 50분께 A씨는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성남병원에 이송됐다.

보건당국은 해당 영국인이 공항 도착 후 확진 전까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수원·용인·과천·서울 등 4개 도시를 이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로 인해 A씨의 접촉자로 분류된 사람은 4개 도시에서 총 23명에 이른다. 수원에서는 다중이 이용하는 실내체육시설을 방문하면서 접촉자 6명이 나왔다.

해당 접촉자 중에서 아직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모두 자가격리 조치됐다.

상황이 이렇자 수원시 홈페이지 시민게시판에는 해당 영국인의 처벌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작성자는 "증상 발현이 있음에도 마스크도 쓰지 않고 자가격리 지침도 어기고 동네를 다닌 것이 괘씸하다"며 "제주도의 경우 제주 여행 미국 유학생 모녀에게 1억 원 소송을 한다는 데 시도 외국인이라고 봐주지 말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염태영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영국인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공개적인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외국인으로서 문화적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검체 채취 이후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한 채 외출해 많은 접촉자를 발생시킨 것에 대해 감염병 관련법에 따라 추후 처벌받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영국인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