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화성사업소가 셀프 스튜디오로 리모델링하는 공공한옥 화홍사랑채가 15일 닫혀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수원시 화성사업소가 셀프 스튜디오로 리모델링하는 공공한옥 화홍사랑채가 15일 닫혀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수원시 화성사업소가 최근 민간에서 유행하는 셀프 스튜디오 운영사업을 추진해 ‘자영업자 죽이기’ 논란<본보 4월 14일자 18면 보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스튜디오 설치는 물론 직원 채용까지 일사천리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당 스튜디오 운영을 시작하면 자신의 매장을 폐업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히는 업주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5일 수원시 화성사업소와 지역 내 셀프 사진관들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공공한옥인 화홍사랑채를 셀프 스튜디오로 활용하기 위한 내부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일인 이날 오전 11시께 화서사랑채에서는 법정공휴일임에도 불구, 공사인부 1명이 외부 조경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시 화성사업소는 6월 중순까지 이곳 실내 공간(51.5㎡)에 약 2억 원을 들여 ‘한옥 배경의 셀프 스튜디오’, ‘일반 배경의 셀프 스튜디오’를 각각 설치할 계획이다. 또 야외에 공공한옥인 화서사랑채를 배경으로 관광객과 시민들이 무료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조경공간(304㎡)도 꾸며 놓을 예정이다.

 특히 시 화성사업소는 ‘한옥 배경의 셀프 스튜디오’의 경우 한 팀당 1시간에 1만5천 원, ‘일반 배경의 셀프 스튜디오’는 한 팀당 1시간에 1만 원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민간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인근 행궁동 내 셀프 사진관들은 보통 2인 1팀 기준으로 15∼30분 셀프 촬영을 할 수 있다. 이용가격은 2만∼5만 원 이내다. 이 비용을 내면 종이액자 2개를 포함해서 원본 파일을 제공하는 사진관도 있으며, 지갑용 사이즈와 폴라로이드 사이즈 등 인화도 가능해 가족 및 연인, 친구 등 나들이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시 화성사업소는 8일 해당 스튜디오 위탁운영을 맡긴 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에 운영인력 및 환경정비 등 총 2명을 채용하겠다는 내용의 기간제 모집공고를 등록한 상태다.

 현재 수원지역에는 시 화성사업소보다 먼저 영업을 시작한 셀프 사진관이 30여 곳에 이른다.

 행궁동 인근에 위치한 셀프 사진관 대표는 "수원문화재단 전통사업부 담당자 2명이 찾아와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얘기를 꺼냈지만 이리저리 생각해도 말도 안 된다"며 "만약 시가 셀프 스튜디오를 차리면 가게를 닫을 생각"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다른 셀프 사진관 대표 역시 "개인사업장도 아닌 시에서 자영업자를 죽이는 행정을 추진할 수 있느냐"며 "소상공인들한테 가게 문을 닫으라는 이야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6월 중순까지 공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정식적으로 개소하는 시기는 코로나19 발생 추이를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김강우 인턴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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