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문화재단이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건축한 공공한옥 전경. /사진 = 기호일보 DB
수원문화재단이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건축한 공공한옥 전경. /사진 = 기호일보 DB

수원시가 세계문화유산 화성 성곽 안에 한옥 건축물을 늘리기 위해 잇따라 조성한 공공한옥에 지역 소상공인과 겹치는 경쟁 업종 위주로 임대사업을 추진하면서 ‘자영업자 죽이기’ 논란<본보 4월 14일자 18면 보도>을 자초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수원시 화성사업소에 따르면 시는 2013년부터 330억여 원을 들여 팔달구 신풍동·장안동 일대에 예절교육관, 한옥기술전시관, 전통식생활체험관 등 총 11개 동의 공공한옥을 건축했다. 이는 전주 한옥마을과 서울 북촌처럼 한옥을 관광 콘텐츠로 활용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다. 하지만 시가 해당 공공한옥 주변에서 장사하는 소상공인과 동일한 매장을 잇따라 입점시키면서 당초 건립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현재 시는 화서사랑채·장안사랑채·화홍사랑채 등 3곳의 공공한옥을 조성했다. 모두 성곽 밖에서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을 보러 올 때 주요 관광지로 자리잡고 있는 화서문(보물 403호)과 장안문, 화홍문 및 방화수류정(보물 1709호) 근처에 위치해 있다. 2016년 문을 연 화서사랑채에는 2018년부터 카페 체인점 1곳이 입점한 상태다. 이곳 카페 반경 50m 안에는 카페 8곳이 영업 중이다.

2017년 개장한 화홍사랑채는 2018년 2월부터 약 1년간 매점으로 임대사업을 벌였다. 이곳은 해당 업주가 개인 사정으로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포기하고 가게를 접는 돌발상황이 발생했지만, 시는 공실로 방치하고 있다. 최근 셀프 스튜디오를 운영하기 위해 3월 관련 시설공사를 위한 발주를 넣는 등 수원문화재단에 위탁했으나 이번에는 인근 소상공인이 선(先)영업하고 있는 경쟁 업종과 동일한 매장을 선택해 업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018년 준공한 장안사랑채는 애초부터 전통한옥 가로형 상가를 표방하고 개관했다. 현재 카페 체인점(1곳)·제과점(1곳)·한복집(1곳)·관광기념품(1곳) 등 4곳에 임대를 줬다.

화서문 인근에서 A카페를 운영 중인 대표 B씨는 "공공한옥 건립 취지에 맞게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 등 공간을 조성해야 하는데 소상공인과 똑같은 가게를 차리도록 임대를 하면서 영업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공공한옥에 카페와 같은 편의시설이 들어오면 좀 더 많은 이용객이 찾아올 것으로 보고 임대를 줬다"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김강우 인턴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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