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SK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성 관련 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가 지난 22일 오후 안성맞춤아트홀에서 개최됐으나 ‘안성 한천 오·폐수 유입 절대 반대’라는 입장만 재확인한 채 끝났다. 

공청회는 허근 안성시 이통장협의회장을 비롯한 주민의견 진술자 8명과 시행자인 SK건설 관계자, 환경영향평가 용역사 관계자 등 사업자 측 7명이 패널로 참여했으며, 김보라 안성시장과 신원주 안성시의회 의장, 백승기 경기도의원 및 2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시민대표 패널들과 공청회 청취를 위해 참석한 시민들은 ‘용인 SK반도체 산단 오·폐수 안성 한천 방류 원천 반대’라는 기본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며 오·폐수 방류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했다.

김보라 시장은 "SK하이닉스는 인허가 권한이 있는 용인시와 먼저 해결을 봐야 한다"며 "방류수 처리에 대한 일방적 요구는 무례하며, 시는 안성시민과 뜻을 함께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시장은 "방류수 처리에 대한 대책 없이 기업을 유치한 용인시는 원점에서 이번 사안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당초 1시간 예정이었던 공청회는 예정된 주민의견 진술자들 외에도 방청석에서 끊임없이 의견이 쏟아지며 2시간 30분이 지나 종료됐다.

시민패널들은 한결같이 ‘수익자 부담 원칙’을 주장하며 "혜택은 용인에서 보고 폐해는 안성에서 보라는 건 상식 밖의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근 안성시 이통장협의회장은 "평택시를 위한 유천취수장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안성시는 41년 규제를 아직도 풀지 못해 도시 발전에 어려움을 겪는데, 또다시 혜택은 용인시가 가져가고 안성에는 피해만 주는 반도체 오·폐수 처리는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성재 안성시 고삼면 새마을어업계 회장은 "지자체 스스로 정하는 수질오염총량제로 인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청미천과 진위천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고, 안성의 고삼저수지를 거쳐 한천으로 방류하려는 것은 극단적 이기주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발언권을 얻은 백승기 도의원은 "공청회는 안성시민에 대한 사과로부터 시작해야 했었다"며 "대기업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오·폐수 처리를 공짜로 하려는 꼼수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도산화 처리하는 공공폐수처리시설 공정을 추가해 방류수질을 강화하고, 하류 수생태계 영향 및 박무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열교환기 설치 등 최적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고삼저수지와 한천에 대한 재해영향검토를 보면 오·폐수가 유입될 경우에도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혀 시민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편, 용인 SK반도체 산단은 SK하이닉스가 2024년까지 120조 원을 투자해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반도체 공장을 조성하는 초대형 산업단지로, 매일 발생되는 반도체 오·폐수를 안성시 하천으로 방류할 계획이 있었음에도 사전에 알리지 않아 안성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안성=김진태 기자 jtk@kihoilbo.co.kr 

 홍정기 기자 h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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