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스승의 날을 처음으로 제정할 때의 근본 취지는 제자들을 위해 헌신·봉사하는 스승의 높고 거룩한 은혜를 기리어 받들며,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불러 일으켜 따뜻한 사랑과 깊은 신뢰로 선생님과 학생의 올바른 인간관계를 회복함으로써 사제(師弟)윤리를 바로 잡고 참된 학풍을 일으켜 혼탁한 사회를 정화하자는 윤리운동으로 비롯됐다.

그러나 지금 교단의 일선 교원들은 `스승의 날'이 기다려지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폐지하는 것이 좋아는 의견이 많아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올해에도 예외없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어느 시·도에서는 `촌지(寸志) 안받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 대다수의 선량한 일선 교사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촌지를 받는 교사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그릇된 판단이 아님을 필자는 확신하며 설혹 정신 나간 어느 교사가 촌지를 받았다면 그것은 극구 사양함에도 불구하고 몰지각한 학부모가 사도(師道)를 모독한 추태일 것이다.

극소수의 학부모들이 이상과열 경쟁심리로 자초된 도심지 학교 일부에서 야기된 촌지 수수는 원인 행위자가 침소봉대 하여 떠들어대는 사도 모독의 소리이며, 이를 마치 모든 교원들이 속성인양 매도하는 일은 교단 정서를 황폐화시키는 위험한 자극일 것이다.

선진 외국의 어떤 나라들은 스승 존경풍토 조성을 위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교원들의 교육활동상 수반되는 사소한 비리는 문제 삼지 않으며, 언론에서도 노출되지 않도록 감싸준다는 말을 들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많은 교원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헌신·봉사하며 열심히 가르쳤기 때문에 국가발전에 공헌한 바가 크다는 교육의 우수성(優秀性)에 대해 모두들 공감하고 있다.

이제 어린이날에는 구김살 없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더욱 큰 사랑으로 그들의 미래를 밝게 펼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다짐과 어버이날에는 사그러져가는 효도의 길을 도덕의 뿌리로 삼아 `동방의 예절 바른 나라'를 복원시켜야 함에 목청을 높혔다.

그래서 스승의 날을 맞이해서는 몰지각한 일부 학부모들의 금품수수 작태가 선생님들 인격에 흠집내는 일이 되며 서로를 모독하는 행위임을 자각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자 하는 것이다.

`선생님은 그 분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된다'는 옛날 스승 존경풍토에서 학생을 체벌했다고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하는 사회분위기로 변화됐다 할지라도 스승은 `사랑과 정열'이 언제나 넘쳐야 그 가르침이 성장한 제자들이 먼 훗날 옛날 은사님을 생각하며 1)나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셨던 선생님! 2)훌륭한 가르침으로 오늘의 내가 있게 해주신 선생님! 3)내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신 은사님! 4)33년전 은사님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되새기며 그 가르침대로 자식을 기르는 제자가 되었다는 등 언제나 `존경받는 영원한 스승'으로 그들의 기억속에 자리잡게 될 것이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는 이즈음 교단 정서가 하루속히 새롭게 다듬어져 사제간에 존경과 사랑의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되고 정부와 정치·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교육을 중히 여기며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 조성에 선도적 역할을 해주기 바랄 뿐이다.

허원기 인천시 교육위원회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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