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열 논현종합사회복지관장
최장열 논현종합사회복지관장

2019년 1월 1일자로 논현종합사회복지관 관장으로 임용돼 어느새 임기 2년의 마지막 달을 보내고 있다. 

논현종합사회복지관장 임기는 ‘남동구 사회복지관 설치 및 운영 조례 시행규칙’에 따라 2년으로 돼 있다. 

2년이라는 기간은 참 짧다.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상위법인 ‘사회복지사업법 시행규칙’에서 시설의 위탁을 5년으로 정한 것에 비춰보면 상대적으로 너무 짧은 것은 주지하지 못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장 임기 동안 지역사회복지 실천을 위해 부지런히 지역을 찾아 다녔다. 필자가 전국 최초로 복지관장의 1년간 실천을 기록한 책 「복지관 관장 업무일지 365」가 그 증거다.

「복지관 관장 업무일지 365」는 인터넷 서점 교보문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국의 사회복지 현장에서 찾아 읽어주고 계시며, 많은 분이 잘했다고 피드백을 해주고 있다. 

우리나라 복지관의 개수를 헤아려보면 종합사회복지관은 466곳, 노인복지관은 364곳, 장애인복지관은 240곳 등으로 약 1천70개 정도다. 복지관마다 처지와 형편이 다를 것이며, 복지관장의 사정도 저마다 다를 것으로 생각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복지관장의 실천 기록이 우리나라 최초로 나왔다는 사실이고, 그 책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회복지 후배들이 관장의 실천을 바라보고 있으며 때로는 관장직을 꿈꾸고 있다.

책의 마지막 기록을 살펴보니 올해 1월 2일 시무식에서 2020년은 ‘물질 중심의 지원망에서 관계 중심 안전망으로’, ‘서비스 지원에서 이웃의 방문으로’ 삼는 원년이라고 선포했다. 이를 위해 지역 밀착형(주민주도형) 사회복지관을 제안했다. 

실제로 논현종합사회복지관은 올해 7월 1일자로 인천시 최초 지역 밀착형 팀제를 시행했다. 기존 3대 기능 중심의 팀을 지역 밀착형 팀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그로부터 지금까지 동네를 구석구석 찾아 다니며 코로나19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복지를 지역사회에 제안했다. 

복지예산이 엄청나게 늘어났고, 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이 많아졌으며,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도 많이 늘었다. 약자를 돕겠다고 나서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그런데 복지가 발달하면 할수록 우리 동네의 인정은 더욱 사라지는 듯하다. 왜 그럴까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제 생각이 딱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동안 사회복지관이 복지를 이뤄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는 주체가 되고 지역사회에서 복지가 이뤄져야 하는데, 오히려 복지관과 사회복지사가 복지의 주체가 돼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지역사회를 일구는 사회복지관 사회사업가의 정체성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사회복지관은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기관’이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회사업가는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사람’이다.

지난 2년간 이러한 마음으로 일했다. 부지런히 지역사회를 다니며 인정이라는 씨앗을 동네 구석구석에 뿌렸다. 

이제 그 인정이 자라고 자라서 지역사회가 약자도 살 만하고, 약자와 더불어 사는 동네,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 살 만한 동네가 되길 바란다.

지난 2년을 돌아보니 참 잘했다. 후회 없다. 만약에 다시 복지현장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는 지금까지 한 것처럼 이렇게 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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