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의 여파로 ‘기부 한파’가 불고 있는 가운데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달라며 성금 300여만 원을 사랑의온도탑 앞에 두고 간 익명의 기부자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경기사랑의열매)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안산 고잔파출소로 한통이 전화가 걸려왔다.

40대로 추정되는 목소리의 남성은 "안산 사랑의온도탑 앞에 기부금이 담긴 상자를 놓고 간다"며 "이름은 밝히지 않고 좋은 곳에 써달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즉각 해당 장소를 확인한 경찰은 지폐와 동전이 가득한 상자를 발견했다.

발견된 돈은 5만원 권 지폐 30장과 1만원권 150장 및 10원짜리 동전 7천7개 등 모두 총 307만70원에 달했다.

상자 속에 함께 들어있던 편지에는 "안산 거주 시민이다. 오래 전 뉴스를 보고 10원짜리를 녹여 구리로 바꾸면 3∼4배가 된다는 뉴스를 보고 탐욕에 눈이 멀어 모았던 것들이다"라며 "아내의 권유로 제 잘못을 반성하며, 오랫동안 모아온 동전과 제가 일해서 번 돈을 보태 나눔을 실천하고 싶었다. 이웃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라고  적혀있었다.

이에 경찰은 발견한 성금을 경기사랑의열매에 전달했다.

경기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렵지만, 익명의 기부자의 사연이 모두의 가슴에 전해져 나눔으로 따뜻한 겨울이 되길 바란다"며 "얼어붙은 기부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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