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12월 중순께 촬영된 황구지천 내부 토사에 남아있는 ATV 바퀴 자국. 수원환경운동센터 제공.
지난 2020년 12월 중순께 촬영된 황구지천 내부 토사에 남아있는 ATV 바퀴 자국. 수원환경운동센터 제공.

최근 황구지천 내 일부 구간에서 수달의 흔적이 사라지면서 수달 보호 종합계획 마련 및 전담 인원 확충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수원환경운동센터에 따르면 기존 수달의 발자국이나 배설물 등의 흔적이 자주 발견되던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황구지교 일대는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수달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곳은 최근 레저용 사륜 바이크의 운행 흔적이 발견<본보 1월 5일자 18면 보도>된 곳이며, 지난해 초에는 포크레인 등 중장비가 동원돼 송전선 공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또 오는 2022년 10월 준공이 예정된 황구지천 하수처리장의 공사가 지난해 7월부터 진행 중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건설장비 난입 등 인위적인 영향이 너무 많이 가해진 것이 수달이 사라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당 구간의 상·하류에서는 수달 흔적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어 황구지천 내 환경보전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은화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은 "황구지천은 안성천의 수계에 속하는 만큼 각 지자체를 일명 ‘수달 벨트’로 연계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오산시의 경우 수달보호센터 건립 계획이 수립된 것과 달리, 수원시는 수달 보호 종합계획 마련을 위한 예산조차 확정되지 않는 등 한계가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 환경부와 문화재청에서는 보호종에 대한 대책을 지자체에 일임하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원시는 최근 자연환경 업무를 담당하는 팀을 오히려 축소하면서 담당 인력이 크게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시는 수원시정연구원에 의뢰해 수달 보호 종합계획 마련 추진을 계획 중이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사전심의나 학술용역 등을 진행하는 위원회 개최가 어려워지면서 현재까지도 사업이 확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는 사업 진행 여부가 정해질 것"이라며 "사업이 진행될 경우 올 하반기 정도에 수원시정연구원에서 계획을 전달받아 관계부서와 간담회식 토론회를 진행한 뒤 종합적인 가이드라인 및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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