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브라질의 남부 도시 꾸리찌바(Curitiba)는 ‘꿈의 도시’이자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다. 한때는 양적인 팽창에 집중했지만 공기가 탁해지고, 길가가 쓰레기로 더러워지고, 녹지 부족으로 주거지가 황폐화되면서 ‘시민을 위한 생태도시’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여기에는 자이메 레르네르 시장의 도시혁신 철학과 강한 의지가 있었다. 창의적인 시도에 모두의 실천이 더해졌다.

마치 인천 서구를 떠올리게 한다. 서구 역시 수도권매립지, 소각장, 발전소, 아스콘 업체 등 각종 환경유해 시설로 오랜 시간 고통받아 왔다. 무엇보다 환경을 살려야 했다. 환경을 깨끗하게 만드는 게 곧 서구를 살리는 길이었다. 개청 30주년을 맞은 2018년, ‘서구 미래 30년 비전 선포식’을 통해 클린서구를 대대적으로 내세운 이유다. 악취도, 미세먼지도, 쓰레기도 전면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꾸리찌바의 대표 정책으로는 녹색교환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재활용 쓰레기를 갖고 오면 과일 또는 곡식을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준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동시에 어려운 이들에게는 경제적 도움을 주고, 농촌의 잉여 생산량을 해결하는데도 탁월하다. 학교에서도 진행돼 어릴 때부터 재활용 쓰레기가 소중한 자원임을 배운다. 

우리 서구도 쓰레기 정책 선진화를 이뤄 나가고 있다. 인천 최초로 재활용 전용봉투를 제작하고 배출실명제를 시행한 데 이어 무단투기를 막고 청결한 재활용 분리 배출 환경을 제공하는 클린하우스를 올해 100대까지 확대한다.

재활용품 수거 횟수도 주 1회에서 주 2회로, 이제는 주 3회로까지 늘린다. 최근 환경부의 ‘스마트 그린도시’ 공모사업에도 선정돼 쓰레기 감량과 재활용 활성화를 더 탄력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주민들의 실천과 거대 프로젝트로 클린서구를 완성해 나가는 거다. 1회용품 사용 억제 등 환경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지역화폐 서로e음과 연계해 포인트로도 제공할 계획이다. 

꾸리찌바는 상습 침수와 환경을 동시에 살리는 방식으로 발상의 전환을 통해 댐이 아닌 유수지 역할을 할 호수와 공원을 만들었다. 나무에 대한 애착도 유별나다. 모든 나무는 시에 등록돼 있으며 사유지일지라도 허가 없이는 나무를 벨 수 없다. 반대로 나무를 잘 관리하면 세금을 감면해 준다. 주민 1인당 녹지면적은 유엔 권고치의 4배 이상으로 넉넉하다.

우리 서구도 녹색도시를 채워나가고 있다. 잇기만 해도 명품이 되는 서로이음길 11코스를 올해 마무리함으로써 서구 유일의 섬인 세어도까지 서구 전역을 잇는 멋진 산책길을 완성한다. 서구의 보물인 4대 하천, 심곡천·공촌천·나진포천·검단천의 수질 개선은 물론이고 살아 숨 쉬는 테마형 하천으로 가꾸는 작업도 한창이다. 걷고 자전거 타고 싶은 도시를 선언하고 이를 활성화하는데 있어서도 서로e음을 적극 활용한다. 자연자원총량 시범사업을 추진해 1인당 녹지 총량도 늘려나간다. 친환경 기법에 최첨단 기술을 결합시킨 스마트 에코서구로 도시의 가치 역시 키워낸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지구환경 보전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가 열렸다. 리우회의라고도 부르는데 세계 여러 국가가 합심해 의미 있는 협약을 맺었다. 꾸리찌바가 좋은 모델이 됐다. 우리 서구 역시 클린서구를 멋지게 완성해 환경정책의 본보기이자 국제환경회의를 개최하는 멋진 도시로 커나가길 바란다.

세계 각국 사람들이 방문해 ‘환경 꼴찌’에서 ‘환경 1등’의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자연과 상생하는 서구에서 선한 영향력을 받아 가는 거다. 

꾸리찌바의 성공 요인에는 교육과 문화도 있다. 탄약창을 연극관으로, 쓰레기투기장을 식물원으로 재활용할 뿐더러 주민 모두가 이용하는 공동체도서관 ‘지혜의 등대’를 50여 개나 운영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도시를 빛내고 해마다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다. 당연히 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진다. 서구도 이러한 순환형 사회를 꿈꾼다. 클린서구가 생태, 문화, 관광, 경제로 이어져 도시 전체를 꿈틀거리게 하는 거다. 새해에는 꾸리찌바를 통해서 서구를 국제 생태환경도시로 만드는 가슴 뛰는 스토리를 써 내려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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