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미국 건국의 이상이던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정치가(미국 3대 대통령)이자 교육자(버지니아 대학 창립자)였던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1743~1826)은 "우리는 배워야 할 것을 직접 해보면서 배운다"라고 말했다. 그의 교육법은 여러 면에서 오늘날 성공적인 지도자 교육의 모범이 됐다. 그의 교육 사상은 세계적인 기업(테슬라모터스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 1971~)에게 전해져 내려왔다. 일론 머스크는 "문제 해결 방법을 가르치는 것, 그리고 도구가 아니라 문제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2015년 그는 특권층 자녀들이 다니던 사립학교에서 5명의 아들을 모두 빼내 아드아스트라(Ad Astra)라는 작은 학교를 직접 만들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가진 독특한 재능에 더 잘 맞는 방식으로 직접 만드는 학습활동을 중심으로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일론 머스크는 한때 베이징 TV와 인터뷰에서 엔진 작동법을 가르치려 할 때, 전통적인 접근법은 드라이버와 스패너에 대한 모든 것을 가르치지만 이것은 너무 어려운 방식이고 대신에 엔진을 분해하면서 이때 필요한 드라이버를 비롯한 공구들의 관련성을 분명히 알게 하고 이로써 학생들이 학습 목적을 깨닫고 무엇을 배우는지 인지할 수 있는 방식의 교육법을 제안했다. 

이는 도구에 대해 배우기보다 도구 사용법을 배우게 해서 문제 해결 방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교육의 회로를 바꾸는 것이다. 한마디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s)인 오늘날 학생들에게는 무언가를 설명하기보다 실제로 해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고 명문 학교를 다니던 자녀들을 그만두게 하고 ‘만들면서 배운다(building to learn)’는 발상을 중심으로 설계한 혁신학교를 만든 것이다. 이것이 소위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발을 딛게 만들었다. 

메이커 운동 창시자이자 잡지 「메이크Make」를 발간한 데일 도허티(Dale Dougherty 1955~)는 "두려워 말고 만들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컴퓨터를 설계하는 기술자이건 레고 블록으로 돼지저금통을 만드는 아이이건 뭔가를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을 메이커(Maker)라고 불렀다. 오늘날의 학생들인 디지털 원주민 세대는 분해하고, 재조립하고, 있는 대로 긁어모아 새로운 것을 만드는 방법을 좋아한다. 여기서 예전의 DIY(Do It Yourself: 네가 직접 하라)방식과 다른 점은 메이커는 서로 협력하려는 욕구가 더 강하다는 것이다. 

메이커 공간이 크든 작든 3D 프린터와 그 밖의 편리한 도구들을 구비해 실시간으로 비슷한 생각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 협력할 수 있다. 그래서 DIY 문화가 이제는 DIWO(Do It With Others: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라)문화로 바뀌는 계기가 됐다. 메이커 문화는 오늘날 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사회화하고 자신을 표현하며 창의성을 발휘할 확실한 기회와 집단 속에서 돋보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디지털 원주민들은 바로 이런 자율성을 갈망한다. 즉, 시키는 대로 하기보다는 자유로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 한다. 메이커 환경에서 아이들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고, 또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을 배울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자녀들을 위해 만든 학교에 대해 "아이들이 정말로 학교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는 "방학이 너무 길다며 빨리 학교에 가고 싶어 해요"라고 덧붙여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무언가를 만드는 것은 배움에 필요한 최고의 도구인 동기부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에 상호작용형 게임인 코딩 교육이 인기를 끄는 이유와 맥을 같이한다. 이제는 학생들에게 자율성과 창의성을 표현할 방법을 더 많이 제공하는 것에 미래 교육의 성패가 달렸다. 우리 교육은 바로 이런 흐름을 제대로 인식하고 실행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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