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약 세 달간 애플카 논란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작년 말 애플이 오는 2024년께 애플카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누가 애플카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언급이 하루가 멀다 하고 진행 중이다. 애플카는 상당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인류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제품인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후 이제 무대를 모빌리티로 옮기겠다는 시작점이 바로 애플카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배터리, 인공지능 등 소프트웨어와 함께 독특한 운영체제는 물론 다양한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어서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가 갖지 못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장점은 애플카 하청 생산을 통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기회도 갖는 것은 물론 모빌리티 파운드리라는 새로운 영역을 선점하면서 실질적인 이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갖는다. 

애플카의 선점은 향후 인지도를 높여 다른 위탁생산의 전초기지로 자리잡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점도 크게 존재한다. 단순 하청으로 인한 제작사의 브랜드 이미지 하락도 생각할 수 있고 생각 이상으로 받는 기술 대비 독자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적어서 실질적으로 그냥 하청으로 남을 수도 있다. 

특히 애플의 각종 기술적 노하우를 운용하지 못한다면 기업의 성장 가능성도 한계성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 판매된 애플 아이폰의 경우 폐쇄적이고 최악의 소비자 서비스 문제로 인해 1천억 원의 비용을 부담하기로 공정거래위원회와 합의한 부분은 역시 향후 애플카도 유사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 한다는 것이다. 최근 애플카 협의에 대해 여러 제작사가 언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토요타, 혼다 등 일본 제작사 약 6개 사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가장 밀접한 협의를 진행해 온 현대차그룹의 경우 최근 논의가 중단됐다는 해외 언급도 나오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인 현대차그룹의 기아차가 수면 위로 관련 사항이 노출되면서 애플의 불만으로 논의가 중단됐다는 것이다. 누가 애플카 생산을 결정지을지 두고 봐야 하는 사안이나 가장 큰 문제는 애플의 독점적이고 갑질적인 협의 내용을 얼마나 완화되는가도 중요한 관건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운신의 폭이 전혀 없는 ‘을’의 관계가 된다면 이에 응할 제작사는 거의 없을 것이고 설사 성사된다고 해도 앞서 언급한 각종 조건을 만족하는 제작사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양면적인 부분을 얼마나 조화롭게 이루는가가 최고 관건이라 할 수 있다. 계약은 서로가 윈윈 관계가 돼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애플이 조금이라도 양보해 상대방의 브랜드 이미지도 살리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일명 ‘공동 브랜드(Co-brand)’로 한다면 최고의 모델이 되겠으나 애플 성격상 어려울 것이다. 

머지않아 협상 대상과 결과는 노출될 것이다. 협상 내용에 따라 상대 기업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나 아예 하청기업으로 생을 마감하는 몰락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악마의 계약’이 되지 않는 진정한 상생 계약으로 새로운 모빌리티 신세계를 여는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