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자체매립지를 반대하는 영흥도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제2영흥대교를 인센티브로 내놓았지만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공수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는 4일 ‘친환경 자체매립지 인천에코랜드 조성계획안’ 설명회에서 안산 대부도에서 영흥도 십리포를 잇는 영흥 제2대교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다리 길이는 약 5∼6㎞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자전거도로와 인도가 있는 2차로로 조성될 예정이다. 시는 올해 6월부터 타당성 조사를 진행할 용역을 세우고 조기 준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시의 계획대로 영흥 제2대교가 조성된다면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가 30분가량으로 단축된다.

문제는 재원 확보는 물론 경기도와의 협의 과정 등에서 진통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영흥 제2대교는 내부 연결도로 사업비를 제외하더라도 약 2천4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인천에코랜드의 전체 사업비 1천193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액수다. 시는 기본적으로는 시비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지만 국비 확보 방안도 함께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영흥도 주민 6천여 명을 위해 다리 2개를 설치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한지 입증하기 어려워 국비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안산시 등 타 지자체에서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협의도 필요하다. 안산시 등은 지난해 12월 인천시에 공문 등을 통해 인천 자체매립지 반대 의견을 전달한 바 있으며, 안산시의회 역시 지난해 ‘영흥도 쓰레기매립장 예비후보지 선정 취소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영흥 제2대교가 안산 대부도 방아머리에서 시작되는 만큼 안산시의 협조가 필수적이지만 자체매립지를 반대하는 안산시가 건립허가를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영흥 제2대교 건설이 착수되더라도 강하게 반발하는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자체매립지 확정 소식을 들은 영흥도 주민들이 농성집회를 예고하는 등 반발 의지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오흥석 교통환경조정관은 "수도권 공동 대체매립지 공모에 참여할 경우 시비 4천억 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제2영흥대교와 자체매립지 조성에는 3천500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확신한다"며 "안산·시흥시와 협의하는 자리는 한 달 안에 만들 예정으로, 하루에 트럭 8대가 안 되는 폐기물이 일정한 시간에 영흥도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설명하면 충분히 협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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