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물의 날(3월 22일)을 맞아 자사 블로그에 ‘평택캠퍼스 그린동’ 시설을 처음 공개했다.

 평택캠퍼스 그린동은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깨끗하게 처리하는 곳으로, 이곳에는 삼성전자의 40여 년간 폐수처리 기술과 노하우가 집적돼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인 평택캠퍼스의 수처리를 담당하고 있는 그린동의 단면적은 약 3만4천㎡로(지하 수처리 시설 기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구장 면적의 3.7배 크기에 달한다. 또한 하루에 평균 약 7만t의 폐수를 정화하고 있는데, 이는 캐리비안베이 하루 담수량(1만5천t)의 4.7배 규모다.

 평택캠퍼스 그린동은 최첨단 폐수처리 설비를 갖추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은 중앙통제실(CCR:Central Control Room)이다. 폐수 정화부터 방류까지 모든 폐수처리 과정과 방류한 물의 품질을 모니터링하는 곳으로, 각 공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안전시스템까지 이곳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전체 업무의 약 97%까지 자동화시설이 구축돼 있다. 

 폐수처리가 반도체사업장의 ‘마지막 공정’이라는 신념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폐수처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폐수처리 시설인 평택캠퍼스 ‘그린동’ 외부 전경.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폐수처리 시설인 평택캠퍼스 ‘그린동’ 외부 전경.

# 삼성전자 수자원 관리 노력, ‘반도체와 물’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물’은 매우 필수적인 요소로, 삼성전자는 수자원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에서 물은 주로 ▶제조공정 ▶공정가스 정화 ▶클린룸의 온습도 조절 등에 사용된다. 대표적으로 웨이퍼를 세정하는 데 가장 많은 물이 사용된다.

 반도체는 아주 작은 크기의 먼지 하나로도 오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해 세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웨이퍼를 깎고 회로를 새기는 반도체 8대 공정을 수백 차례 반복하는 과정에서 다음 공정을 위해 웨이퍼를 물로 씻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또 웨이퍼 연마나 절단 등에도 물이 필요하다.

 반도체 라인이 위치한 삼성전자 기흥·화성·평택캠퍼스에서는 하루 평균 26만8천t의 물을 사용(취수량)하고 있다. 이 중 21만9천t의 물이 정화돼 기흥·오산천·평택 서정리천·화성 원천천 등 각 지역 하천으로 방류되고 있으며, 방류된 물은 주변 하천의 유지용수와 자정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오산천에 수달(천연기념물 330호) 서식이 포착됐는데, 이는 삼성전자와 인근 지자체, 환경단체가 생태계 복원을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한 결실이다.

 이렇듯 삼성전자는 물을 깨끗하게 정화해 방류하는 것뿐만 아니라 용수 사용량 저감을 사업장의 경영지표로 관리하며 반도체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수달‘달수’캐릭터.
수달‘달수’캐릭터.

# 많이 쓰는 만큼 많이 아낀다, 용수 재이용 노력

 삼성전자 DS부문의 용수 재이용량은 하루 16만t으로, 이는 화성시민 85만 명이 하루 사용할 수 있는 양과 비슷한 규모이다. 지난 5년간 누적 재이용량으로 보면 약 2억3천만t으로 팔당댐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양과 비슷한 수치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는 이러한 지속적인 수자원 관리 노력으로 지난해 9월 글로벌 친환경 인증 기관인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반도체업계 최초로 조직 단위 ‘물 발자국’ 인증을 받았다.

 조직 단위 물 발자국 인증은 3년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용수량과 용수 관리를 위한 경영체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여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는 반도체사업 특성상 매우 받기 어려운 인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해당 인증을 받은 건 용수 사용 최소화 고민과 10년 이상 쌓은 용수 사용 저감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폐수처리 시설인 평택캠퍼스 ‘그린동’ 내부 전경.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폐수처리 시설인 평택캠퍼스 ‘그린동’ 내부 전경.

# 반도체의 마지막 공정, 첨단 폐수 처리시설 ‘그린동’

 삼성전자 기흥·화성·평택캠퍼스에는 ‘그린동’으로 불리는 첨단 폐수 정화시설 8개가 있으며,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된 물은 내부 기준 6가지로 분류해 각 단계의 성질에 맞는 공법과 기술을 적용해 정화하고 있다. 정화된 물의 수질은 각각의 성분별로 법이 허용한 세부 기준치 대비 약 30% 수준으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물 정화 공정은 크게 ▶물리화학적 처리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처리 ▶필터를 이용한 물리적 처리로 나뉘며, 이 공정들을 통해 오염물질을 단계적으로 걸러내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깨끗한 방류수를 만들기 위해 배출 물질에 대한 원격 감시 체계(TMS:Tele-Monitoring System)를 갖춰 24시간 실시간 측정해 철저하게 분석·관리하고 있다.

 이 수치는 즉시 안전환경연구소와 한국환경공단으로 전달되고 있으며, 법적으로 공지가 필요한 일부 물질은 반도체사업장 인근 거리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 주민들에게도 공개되고 있다.

그린동 중앙통제실에서 폐수처리 전 과정이 모니터링 되고 있다.
그린동 중앙통제실에서 폐수처리 전 과정이 모니터링 되고 있다.

# 생태계 보존을 위해 지역사회와 합심

 삼성전자는 2003년부터 임직원, 지역주민, 환경단체 등과 함께 생태계 보존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기·수질 정화식물 식재, 수원청개구리 서식지 조성, 토종 물고기 방류, 쥐방울덩굴 심기를 통한 나비길 복원사업 등 매년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며 소중한 물을 지키기 위해 합심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미생물 분해’, ‘DNA 기반 모니터링 기술’ 등 친환경 공법을 개발해 단계적으로 적용하며 친환경 처리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오산천 수달을 ‘달수’라는 이름으로 형상화해 임직원들에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활동을 소개하는 ‘ESG 탐구생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행하며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

   평택=김진태 기자 jtk@kihoilbo.co.kr 

  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사진=<삼성전자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