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봉  현대유비스병원 관절센터 진료부장
김기봉 현대유비스병원 관절센터 진료부장

컴퓨터와 스마트폰, 4차 산업혁명은 손끝에서 시작됐다. 무수히 많은 정보를 쫓으면서 손은 다시 고통받고 있다. 어쩌면 손에 생기는 고통만큼 생활이 편리해지는 것은 아닌지.

손목에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 신경, 혈관 등이 지나가며 이를 둘러싸고 보호하는 일종의 터널인 수근관이라는 통로가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손으로 가는 힘줄, 신경 및 혈관들이 손목의 좁은 부분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압박을 받아 발생하는 마비 현상을 말한다. 손목의 신경은 얇은 외피로 된 관 안을 통과하는데, 컴퓨터 마우스 조작 같은 반복 동작으로 이 관의 외피가 두꺼워지면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아 손이 저리게 된다.

증상은 손가락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특히 밤에 통증과 저림 증상으로 인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주로 손을 많이 쓰는 직업을 가진 요리사, 미용사, 가정주부 등에서 많이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손과 손목의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쉬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많이 좋아지기 때문인데, 쉬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가급적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받침대를 대는 방법 등으로 손목에 부담을 줄여야 한다. 또한 손목터널증후군 때문에 아대를 사용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손목만 덮기보다는 손바닥에서 손목까지 덮는 것으로 단단한 판이 있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고 마비가 있으며 증상도 심하다면 되도록 빨리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경검사 후 심한 신경압박 증상이 확인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데, 기존에는 손목 부위를 절개했지만 최근에는 내시경을 통해 최소 절개한 후 레이저로 인대를 절개하는 수술 방법을 이용하면서 수술 부위 상처가 매우 작고 회복도 빠른 장점이 있다.

만약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나 컴퓨터 사용 중 손이 저리거나 통증이 생기면 일단 일을 중단하고 따뜻한 물에 손을 담가 5∼10분 정도 쥐었다 펴주기를 반복하면 대부분 증상이 사라진다.

무엇보다 평소 생활 속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해 손목의 부담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앉는 자세와 주변의 환경, 사용하는 도구의 올바른 사용과 일하는 중간에 손목 스트레칭이나 휴식을 취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현대유비스병원 관절센터 김기봉 진료부장>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