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나사렛국제병원 외과  과장
이종욱 나사렛국제병원 외과 과장

겨울이 가고 봄이 다가오면 하지정맥류 환자들의 고민이 시작된다. 옷차림이 가벼워지면서 종아리에 튀어나온 혈관들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하지정맥류는 혈류를 심장 방향으로 흐르도록 조절하는 정맥 내 판막이 적절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하지정맥 내 압력이 높아지는 경우 정맥 벽이 약해져 판막이 손상된다. 

 그에 따라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역류해 판막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울퉁불퉁 혈관이 튀어나오는 질병이다. 혈관이 돌출되지 않는 잠복성 하지정맥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지정맥류하면 튀어나온 다리 핏줄을 떠올린다.

 성인 4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흔한 질병이다. 교사, 판매직, 사무직 등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직업에서 많이 발병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는 가족이 있으면 발병할 가능성이 있고 비만, 운동 부족 등도 원인이 된다.

 하지정맥류가 있으면 다리가 쉽게 무거워지고 피곤한 느낌, 다리 부종, 저림, 통증 등이 나타난다.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지 않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놓치기 쉽다. 

 하지만 치료를 제시간에 못 받는다면 정맥류 안에서 피가 엉겨 혈전이 생성되고 피부가 검게 변할 수 있으며 피부 궤양, 혈관 통증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한 번 망가진 정맥 내 판막은 자연치료가 되지 않고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정맥 초음파검사를 통해 혈관 내 혈류 등을 검사하고 근본적인 발생 부위를 정확히 찾는다. 이후 혈류 방향을 확인해 이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가느다란 실핏줄만 보이는 초기 단계에서는 발목, 무릎, 허벅지 부위를 압박해 정맥의 순환을 도와줄 수 있도록 자기 전 누워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있거나 압박스타킹을 착용한다. 

 증상이 심해 굵은 혈관이 튀어나올 경우 혈액의 흐름을 다른 정맥 쪽으로 유도하는 약물 경화 요법,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해 정맥류를 제거하는 수술을 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앉을 때 다리 꼬는 습관을 피하고 꾸준한 운동과 체중 감소가 필요하다. 

 평소 몸에 꽉 끼는 옷보다는 혈액순환이 잘 될 수 있는 넉넉한 옷이 좋다.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생활을 해야 한다면 한 시간에 5분에서 10분 정도는 움직여 장시간 같은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장시간에 걸쳐 나타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평소 올바른 생활 습관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사렛국제병원 외과 이종욱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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