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훈 ㈜이노솔루션 인권교육개발원 원장
박재훈 ㈜이노솔루션 인권교육개발원 원장

코로나를 맞이한 현재 고용률을 보면 "2020년 코로나 사태에 고용시장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에서 지난해 취업자는 2천690만 명으로 약 21만 명이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에 이어 2번째 최악이다. 또한, 실업자가 110만 명으로 외환위기 1998∼1999년 다음으로 높고 100만 명 선을 넘었다. 특히 실업률은 4%로 거의 20년 만에 최고를 찍었다."

언론에 보도된 한 기사 내용이다. 내용을 보면 비장애인에 대한 실업률에 관한 것으로 위기에 처해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 주고 있다. 

반면에 몸과 마음이 불편한 장애인 실업률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런 결과는 비장애인 실업률은 문제가 되고 있으나, 장애인 실업률은 정부나 사회에서는 신경 쓸 겨를조차 없는 거 같다. 기사 내용을 보는 바와 같이 장애인의 실업률은 안중에도 없는 와중에 필자가 영어회화 겸임교수로 임용이 됐다는 것은 과히 기적에 가까운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남동·미추홀구 및 인재개발원 등 주로 공무원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서 영어회화 강의를 해 왔다. 이 자리를 빌려 인천시 시각장애인 복지연합회, 복지관 이규일 회장과 이춘노 관장, 특히, 지원 강사들을 안내하는 이창민 담당자께도 감사드리고 싶다. 대한민국 사회가 이처럼 나이와 중증장애 편견 없이 장애인이라도 개인이 가진 능력과 학력이 인정된다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편견 없이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문득, 작고하신 故 강영우 박사(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 차관보)의 강연 말씀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내가 한국에 있었으면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정책 차관보’란 직책을 수행할 수 있었을까요?"라고 하셨던 말씀이다.

사실 미국에서는 아직도 많은 분야에서 장애인의 활동이 눈에 띄고 있다. 특히 음악부문 활동에서는 시각장애인 ‘스티비 원더’, ‘레이 찰스’, 우리나라 광고 음악으로 조인성과 이진욱이 출현한 캔커피(맥스웰하우스) 광고 CF 음악에도 쓰였던 ‘Listen to my heart’를 불렀던 가수 ‘가레스 게이츠’는 말을 더듬는 심각한 언어장애를 겪으면서도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팝 아이돌’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대한민국에서도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장애인이 도전한 사실이 있는지 오디션 관계자분께 반문하고 싶다. 과거 대한민국도 잠시나마 1970년대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노래를 불렀던 가수 이용복과 1980년대 ‘꿈에’라는 노래를 불렀던 목발 가수 조덕배를 기억한다. 그러나 잠시 반짝 가수로 등장 후 지금은 자취를 볼 수 없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장애에 대한 인식이 모자랄 뿐 아니라 설사 장애인이 학력과 능력을 겸비했다고 해도 등용되기가 쉽지 않다. 

실례를 들자면, 지난해 2020년 총신대학교 총장으로 선출된 시각장애인 이재서 총장! 그것도 기독교를 대표하는 총신대에서 "앞을 볼 수가 없는데? 어떻게 시각장애인이 총장을 하느냐고?" 재학생을 비롯해 목사인 교수들까지도 반대했던 사건을 기억해 본다. 앞을 못 본다 해서 총장직을 수행하는데 무슨 문제가 되는 것일까? 시각장애인이라서 총장이 안 된다는 이유와 비장애인에게 잠재하고 있는 잘못된 인식 중 하나가 "장애인들은 가방끈이 짧다"라는 의식이 잠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아직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택시 기사 중 일부는 시각, 지체 장애인을 첫 손님으로 채우지 않는다는 속설도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국민소득 1인당 3만 달러를 넘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둡기만 하다. 편견을 벗어 던지고 장애인 인식개선을 통해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경쟁해 평등하게 고용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천시 시각장애인 복지연합회가 보여준 것처럼 일반 기업과 공공기관에서도 장애인 의무고용을 위반해 고용부담금을 내지 말고 장애인도 우리와 똑같은 직장 동료로 인식해 더불어 사는 사회,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을 서주기 바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