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경기도 공공기관 유치 연천군 범군민추진위원회 대표위원장
홍영표 경기도 공공기관 유치 연천군 범군민추진위원회 대표위원장

경기도 3차 공공기관 이전 발표를 듣고 연천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기대와 희망을 품었다. 연천은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38선으로 분단돼 대부분이 북측에 포함돼 있다가 한국전쟁 후 남측에 포함된 지역으로 70여 년간 대한민국 안보의 최일선에서 많은 희생을 감수했으며 3차 이전 대상 시·군에서 유일하게 대학교가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렇게 아무런 희망없이 연천군민으로서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발표를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됐다.

 거기에 지난달 2일 경기도청 북부청사 평화광장에서 김광철 연천군수가 도내 공공기관 이전 유치에 대한 기자회견을 한 것을 보고 가슴이 벅차 올랐다. 그리고 생각했다. 10여 년 전 수도권정비계획 수정안 및 한탄강댐 건립과 관련한 주민 주도의 비상대책위원회 이후 다시금 위원회를 구성해 내가 사랑하는 연천군에 공공기관이 이전될 수 있도록 주민이 주도하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이에 지난달 17일 연천군의 각종 단체들이 모여 도내 공공기관 유치 범군민 추진위원회를 발족했으며, 내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대표위원장직을 맡았다. 난생 처음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도 했고 5만 서명운동을 위해 주민들에게 공공기관 이전 당위성을 홍보하고 서명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희생은 우리 세대에서 끝나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자녀와 손주 세대부터는 상대적 박탈감 없이 보상받은 곳에서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연천만큼 경기도내에서 암울한 지역이 또 있을까 싶다. 아니 연천에서 75년간 살면서 단언컨대 이 같은 지역은 없을 것이다. 그간 연천은 접경지역으로서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한 것에 비해 대가와 보상은 아무것도 없었다. 인구는 점점 감소하고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들은 하나 둘 도시로 떠나고 공가는 늘면서 낙후가 진행되는 곳이 연천이다.

 하지만 이런 연천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그리고 계속 달라질 수 있다. 연천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DMZ 일원의 생태·환경의 가치가 큰 곳이며 특히 2019년 6월 유네스코 임진강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에 이어 2020년 7월 유네스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되면서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2관왕을 달성한 지역이 됐다. 여기에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으로 연천군이 날개를 달게 된다면 이재명 지사의 역사적 결단에 따른 경기도 지역균형발전의 성공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며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천은 지난 2차 공모 당시 타 시·군과 물리적 접근성이 불리한 점, 해당기관과의 업무 연관성, 저개발된 지역 한계성 등의 이유로 선정되지 않은 바 있다. 물리적 접근성, 업무 연관성, 저개발 낙후지역 기피 등으로 공공기관 이전이 또다시 무산된다면 연천군민은 그동안 감내해왔던 고통을 계속 겪으며 희망 없는 경기도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번 공공기관 이전 결정을 해준 이재명 지사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간곡히 호소한다. 지역 균형발전과 특별한 보상을 위해 연천으로 공공기관을 이전시켜 달라고, 최종적으로 뚜껑을 열어보면 연천은 언제나 찬밥이었다. 이번 심사는 심사 기준에 있는 배점표와 수치만 갖고 심사하지 말고 마음이 들어간 심사가 되어 이재명 지사의 진정성이 빛을 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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