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백일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설사·복통·혈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염증성 장질환으로는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이 두 질환은 증상, 경과, 치료 방법 등이 비슷하다. 다만, 모두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소화관에 생기는 심각한 ‘만성 염증’으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장염과는 차이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2019년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7만여 명이다. 2015년 환자 수인 5만3천여 명에 비하면 5년 동안 33% 증가했다. 특히 20~30대에서 많이 발병해 젊은 사람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 입~항문까지 발병할 수 있는 크론병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관에 걸쳐 발병할 수 있다. 또한 염증이 장의 점막에 국한되지 않고 점막층, 점막하층, 근육층 등 전 층을 침범할 수 있다. 전체 환자(2만4천133명, 2019년)의 55%가 20~30대 젊은 환자이며,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2배 정도 더 많다. 

크론병은 복통과 설사가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이다. 통증은 배꼽 주위 또는 오른쪽 아랫배에서 흔하며, 식후 더 심하다. 항문 주위 불편감이나 통증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천공, 누공(염증이 관통돼 생긴 구멍), 농양(고름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 열이 나거나 식욕이 없어지고 관절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 궤양성 대장염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의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만성적인 염증과 궤양이 반복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직장에서 시작해 점차 안쪽으로 진행하며, 병변이 연결돼 있는 특징이 있다. 크론병과는 달리 여러 연령층에서 나타난다. 전체 환자(4만6천681명, 2019년)의 약 30%가 20~30대 환자이며, 40대(20%)와 50대(22%)에서도 많이 발병한다. 

궤양성 대장염의 특징적인 증상은 설사로, 대부분 혈변이 동반된다. 또 직장에서 시작되는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배변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의지와 상관없이 대변이 나올 수 있다. 이 밖에 전신적인 증상으로 식욕 부진, 구토,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난다. 

# 치료는 어떻게?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의 치료는 일차적으로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약물치료에는 항생제,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 등이 사용되며 최근에는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을 확보한 생물학적 제제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정도가 심해 극심한 장출혈이나 장협착 또는 폐색이 있을 경우, 대장암으로 이행했을 때 등 경우에 따라 수술이 필요하다. 

궤양성 대장염의 치료 목표는 염증 반응 및 증상을 완화시켜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개인에 따라 증상, 경과, 범위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백일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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