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근 현대유비스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과장
구민근 현대유비스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과장

따뜻한 바람이 부는 봄날이 되면 자주 피곤해지고 오후만 되면 졸립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소화도 잘 안 되고, 업무나 일상에도 의욕을 잃어 쉽게 짜증이 나기도 한다. 날씨가 풀리는 3~4월이 되면 올바르지 못한 자세로 인해 목,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늘어난다.

춘곤증이란 계절의 변화를 신체가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일시적인 생리적 부적응 현상이다.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졸고 있는 모습에서 위험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목뼈를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척추는 수십 개의 뼈로 연결돼 있는데,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몸의 중력과 충격을 흡수시켜 주고 완충 역할을 담당하는 물렁뼈 같은 것이 추간판, 즉 디스크이다. 목 디스크 탈출증이란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목 디스크의 여러 원인 중에는 잘못된 자세가 있다. 그 중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거북목이라고 하는 목을 쭉 뺀 듯한 자세이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 보기 쉬운데, 이때 목뼈가 정상적인 C자 곡선(옆에서 봤을 때)을 잃고 일자로 쭉 펴지는 상태를 지속하게 되면 거북목증후군에 해당된다. 특히 버스나 지하철에서 고개를 숙인 채 조는 습관은 컴퓨터를 볼 때보다 더욱 심한 일자목을 유발한다. 게다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졸다 보면 고개를 심하게 끄덕거리거나 갑자기 꺾이게 되기 쉬운데, 이때의 순간 충격은 일자목만큼이나 경추에 부담을 주게 된다. 버스의 경우 급정거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목 디스크에 걸리면 목만 아프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목이 아프지 않더라도 목 디스크일 가능성이 있다. 팔, 손가락이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바른 자세를 갖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버스에서 수시로 고개를 숙이고 조는 사람이 원인 모를 두통이나 팔 저림 등의 증상으로 고생한다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자세도 목에 많은 무리를 주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은 피해야 한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허리를 곧게 펴고 턱은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듯 반듯하게 앉는 등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목 건강에 가장 중요하다.

<현대유비스병원 구민근 과장(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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