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평택시청 채널.
카카오톡 평택시청 채널.

평택시가 시민들에게 시정소식을 안내하기 위해 운영 중인 SNS를 통해 특정 일본 기업의 불매운동을 조장하는 뉘앙스의 메시지를 전달하자 지역사회에서는 공공기관이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매일 지역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각종 시정소식 등을 카카오톡 ‘평택시청’ 채널을 통해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해당 채널은 평택시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카카오톡에서 검색을 통해 메시지를 받아 볼 수 있으며, 코로나19 현황이나 시정소식 외에도 시에서 운영하는 다른 SNS 계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시가 지난 10일 오후 2시 57분께 해당 채널을 통해 일본의 대표 화장품기업 회장의 망언 소식을 다룬 한 언론사의 기사 링크를 게시한 뒤 ‘한국인 비하 발언 DHC 회장! 일본 화장품 DHC 제품을 설마 안 쓰시겠죠?’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덧붙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기사는 DHC의 요시다 요시아키 회장이 사내 홈페이지를 통해 인종차별 문제를 취재한 일본 공영방송 NHK에 대해 "일본 조선화의 원흉"이라는 발언을 하며 한국인을 비하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공공기관이 반일 감정 등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듯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 해당 소식은 그동안 시가 SNS 채널을 통해 전달했던 ▶평택시 푸른하늘 프로젝트 성과 ▶관내 확진자 발생 현황 ▶관내 인구정책 웹툰 및 사진 공모전 안내 등 시정 홍보나 정보 알림 목적의 메시지들과 동떨어진 내용이다.

이에 대해 한 평택시의원은 "메시지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공공기관인 시가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 중인 SNS 채널을 이용해 반일 감정을 조장하는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라며 "만일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피해를 받는다면 어떻게 책임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DHC 회장이 지속적으로 망언을 하고 있어 시민들께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정장선 시장의 지시사항이 아닌 담당부서의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게시한 내용으로,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평택=김재구 기자 kjg@kihoilbo.co.kr

박종현 기자 qw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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