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의 천하통일을 향한 남정(南征)이 본격화되고 손권 진영은 항복해 편안히 사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하는 화평파와 어차피 한 번은 겪을 일이니 이참에 승부를 내자는 주전파로 갈려 논의가 분분했다. 그때 제갈량이 건너와 조조군이 백만이라고 하지만 직속 병력은 10여 만에 불과하고 육전병이며 멀리 원정 와서 피로할 것이 분명한 반면에 손·유가 연합하면 수군 병력에 험준한 지세의 이점이 있으므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자 화평파의 수령격인 장소가 나섰다. "조조의 백만 대군을 확실하게 무찌를 대책 없이 제갈량의 꾀에 넘어가 싸우겠다는 건 마치 기름을 뿌려 불을 끄려 하는 어리석음과 다를 바 없습니다. 국가 존망의 위기에 처해 함부로 군사를 출동시키는 잘못을 범하지 마십시오."

 장소의 직언은 그 당시 상황에서 새겨들을 만하다. 적벽에서의 행운(?), 즉 원정군에게 유행병이 돌고, 때가 동짓날이어서 동남풍이 며칠간 부는 기회가 온 데다 조조의 참모들 역시 신중하지 못한 배경이 있지 않았으면 손권·유비 연합군이 이길 가능성은 거의 전무했기 때문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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