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시대에 각광 받는 비즈니스 중 하나인 저가항공산업이 재편될 것으로 예견된다. 저가항공산업은 코로나 사태 이전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맞춰 양적인 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자연스러운 구조조정, 여객 운송 뿐 아니라 화물 운송으로의 사업 다각화 등 재성장을 할 수 있는 구조조정 등 진통을 겪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앞두고 저가항공사는 관광여행업의 중심에 있다. 소비자들은 근거리 여행을 하는 경우 고가항공권보다 저가의 항공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향후 해외 관광의 패턴은 장기간 휴가를 필요로 하는 장거리 여행 보다는 짧은 기간에 빈도가 높은 근거리 여행으로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저가항공산업은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가장 큰 수혜 산업이자 여행산업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항공사들은 다양한 여행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다양성에서도 기존의 대형항공사보다 강점을 가진다. 저가항공은 여행에 있어 가장 큰 비용 요소인 항공료의 다양한 가격과 고급서비스의 고가여행부터 초저가 항공권까지 폭 넓게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이 대형항공사 보다 유리한 평가를 받는다. 

반면, 저가항공사의 치명적인 약점은 대형 기종의 항공기를 보유하지 못하고 점과 기존의 대형항공사 위주의 항공사 얼라이언스(항공사 간 제휴·alliance)가 환승을 위주로 증가하고 있는 점이다. 이 때문에 대형항공사에 비해 장거리 구간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저가 항공사간의 얼라이언스도 강화되며 장거리 노선에 대한 약점이 보완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대한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는 여객 운송의 감소를 화물 운송을 통해 손실 보전을 하고 있지만 저가 항공사의 경우 화물 운송의 비중이 낮은 구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저가 항공산업의 경우 코로나 사태 기간 중에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매각됨에 따라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자회사인 저가항공사 3개사는 하나로 통합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회생 절차에 들어가서 곧 새 주인에게 매각될 예정이며 이제 갓 인가를 받은 에어프레미어는 JC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에 최근에 매각되는 등 저가항공 산업 자체의 대규모 지각 변동이 있었다. 

이러한 저가항공산업 자체의 구조조정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저가항공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주요 원인 중에 하나다. 이러한 저가항공산업의 구조조정은 현재 코로나 사태의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신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이 최근 저가항공사들에 대한 증자 등 신규 자금 유입이 조금씩 활기를 띄고 있다. 

대한항공 계열의 저가항공사는 모회사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고 있으며 티웨이항공이 최근 지분 20% 증자로 사모펀드로부터 800억 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신생항공사인 에어프레미어는 인가만 받은 상태에서 JC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에 지분의 65%가 650억 원에 매각됐다. 

또 지금 회생절차 중인 이스타항공도 5월 20일까지 회생절차안을 법원에 제출하기 위해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매수자를 찾고 있으며, 현재 3~4개사 정도가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인수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백신 접종에 따른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저가항공사에 대한 기대감과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저가항공산업의 구조조정과도 연관이 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우리나라 저가항공산업은 ‘1강 1중 1약’ 정도로 재편될 것으로 본다. 여기에서 ‘1강’은 이변이 없는 한 대한항공 계열의 저가항공 3개사를 통합한 저가항공사일 것이다. 때문에 어떤 저가항공사가 ‘1중과 1약’이 될 것인지는 매우 궁금해 지는 대목이다.    

현재 대한항공 계열의 저가항공사 3개사를 제외하면 주된 저가항공사로는 AK계열의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현재 회생절차 중인 이스타항공과 기타 에어프레미어와 같은 신생항공사 등이 있다. 이 중에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을 제외하면 나머지 항공사는 현재 정상적인 경영상태가 아니다. 그럼에도 예상과 달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저가항공사업계의 주역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아닌 제3의 항공사가 될 가능성도 크다. 기존 항공사들은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자금조달 등 재무구조의 약화, 고용유지지원금 수령에 따른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불가능 등으로, M&A 시장에서 승자의 저주와 같이 오히려 코로나 사태의 극복에 따른 에너지 소진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또 저가항공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본, 중국 및 동남아 노선 중에 현재 일본은 한일관계의 냉각과 일본 관광객의 급감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단기간에 수익성 회복이 어려울 것이다. 또한 동남아의 경우도 노선 인가가 비교적 쉬운편이라 수익성이 높아질 경우 취항하는 비행기 편수도 쉽게 증가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없다.

반면, 중국 노선의 경우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신규 취항을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우리나라도 이에 상응하는 노선 개설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저가항공사의 새로운 강자는 코로나 사태의 극복 여부가 아니라 코로나 기간 동안의 구조조정 여부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있는 노선을 보유하고 있어 급속한 수익성 회복이 가능한가 여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 회생절차 중인 이스타 항공사가 만약 성공적인 M&A를 거쳐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한다면, 이스타항공을 중심으로 몇 개의 저가항공사간의 M&A를 통해 1중의 저가항공사가 탄생할 때 이스타항공이 중심에 서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된다.

이 경우 이스타항공을 중심으로한 1중의 저가항공사 M&A 항공사는 대한항공 계열의 통합 저가항공사와도 대등한 경쟁력을 가지고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저가항공사 업계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