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야외 행사나 학습이 취소 또는 줄어들고 있다. 지난달 30일 인천시 부평구의 한 유치원에서 원아들이 영상교재를 시청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5월 가정의 달이 돌아왔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아이들 관련 행사가 소규모나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어린이날 흔히 보이던 놀이동산이나 동물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보다 바깥 출입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제한적으로 즐길거리를 찾는 모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가인이(8)는 매일 등교하지만 학교에서도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해 친구들을 많이 사귀지 못했다.

캠핑을 좋아하는 가인이는 놀이터에 나가도 친구가 없어 부모에게 심심함을 호소하고 있다. 가인이는 부모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베란다 캠핑장을 요구했다.

가인이 부모 김모(37)씨는 "유치원 친구들과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졸업해 초등학교에서 친구들 사귈 마음이 컸을 텐데,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부쩍 짜증이 늘었다"며 "아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베란다 캠핑장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어린이집 상황도 다르지 않다. 최근 연수구 어린이집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보육교사와 학부모들의 감염에 대한 염려도 한층 깊어졌다.

평소라면 봄 소풍과 어린이날 행사 준비로 떠들썩할 시기지만 혹시 모를 감염 우려로 인해 실내 활동 위주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한 어린이집 원장은 "봄 소풍이나 현장학습은 꿈도 못 꾼다"며 "외부 강사를 초청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들과 실내에서 전분이나 미역으로 촉감놀이 같은 대체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아이들의 에너지를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초등학교들은 비대면으로 어린이날 행사를 준비했다.

남동구 장아초는 사진전, 삼행시, 교가 캘리그래피 공모를 줌(Zoom) 등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다.

장아초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열려 학생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를 듣지 못해 아쉽다"며 "학생들이 모두 모였다면 많은 논의를 통해 더 좋은 생각들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년마다 등교날짜가 달라 준비된 기념품을 증정하는 것도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조심스럽게 진행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시는 어린이날 행사를 샌드아트 공연과 미디어퍼포먼스 공연 등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시가 지난 달 22일 사전 신청받은 어린이날 만들기 체험 키트는 신청 당일 모두 소진됐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이민철 인턴기자 ghle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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