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는 후한시대 최고의 가문 출신인 데다 관리 등용의 4대 원칙이랄 수 있는 신언서판(身言書判)에서도 꼽힐 인물이었으나 끝내 조조에게 막혀 패가망신한 실패자의 전형으로 꼽힌다. 예나 지금이나 출신 성분이 최상급에 속해 있으면 세상 사는 데 그리 어려움이 없다. 더구나 당시 원씨 가문의 후광은 전국 지방관리들 사이에 단연 으뜸이었다. 하지만 원소는 호모무단(好謨無斷 : 일을 꾸미기 좋아하나 결단력이 약하다)는 평가와 양질호피(羊質虎皮 : 양의 체질인데 호랑이 가죽을 걸친 인물)이라는 비양거림을 받기도 했다. 이를 전체적으로 보아 후세의 시인은 ‘봉황 털을 가졌으나 닭의 담력을 가졌으니 대업을 이루기는 처음부터 어려웠다’고 극언한다. 정치의 계절이다.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았고 곧이어 전국동시 지방선거도 있다. 정치를 지망하는 숱한 인물들이 자천타천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선을 둘러싸고는 참모 진영에 발을 담그고 지방선거에 대비해서는 자가발전·홍보에 나서고 있다. 얼핏 보면 저마다 봉황새의 깃털을 자랑한다. 능력과 담력이 누가 득세할지? 국운이 따른다면 그런 자들이 모두 먼지처럼 날아가 버릴 텐데 때아닌 먼지만 대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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