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안산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조감도.
인천~안산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조감도.

인천시가 수도권제2순환도로를 원점부터 논의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민관협의회를 가동한다.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2공구를 동시 착공하려면 올해 안에 갈등을 매듭지어야 한다.

9일 시에 따르면 지난 7일 민관협의회가 첫 회의를 가졌다. 제2순환선 2공구(남송도나들목~인천남항 12.28㎞)의 위치를 두고 환경단체와 민간사업자, 주민, 국토교통부 등의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는 국토부와 환경부, 한국도로공사, 환경단체, 시민 등 총 23명이 참석했다.

현재 제2순환선 2공구를 두고 환경단체는 습지보호지역 훼손을 막기 위해 해저터널 및 우회 노선을 요구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소음·분진 피해 방지를 위해 충분한 이격 거리를 둘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업시행자는 교통 혼잡 개선과 효율성 등을 위해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맞서고 있다.

이처럼 각각의 이해관계로 인해 사업 시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습지보호지역 훼손을 막기 위해 내세운 해저터널의 예상사업비는 1조5천742억 원으로 원안(1조1천500억 원)보다 4천억 원 넘게 증가한다. 또한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연결이 어려워서 도로 이용 시 편의성과 사업성이 떨어진다.

습지 바깥쪽으로 우회하는 방안 역시 사업비가 1조4천700억 원으로 늘어나는데다가 급격한 곡선으로 인해 교통안전성이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습지 안쪽으로 우회하는 방안은 송도더샵마리나베이 아파트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소음민원 발생이 우려된다.

제2순환선 2공구의 위치가 좀처럼 확정되지 않자 국토부는 1공구만 조기 착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송도 인근 일부 주민들은 교통 정체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하고 있다. 제2순환선 중 안산~인천 구간은 인천항과 인천신항, 시화·반월산단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대형 화물차 통행 비율이 높고, 편도 2차로로 계획돼 있어 출퇴근시간에 교통 정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는 국토부에 1·2공구 동시 착공을 건의하고 있지만 남은 시간이 넉넉지 않다. 2022년 인허가 및 기타 행정절차를 마치고 2023년 착공하기 위해서는 올해 안에 위치를 확정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전문가 등과 의견을 충분히 나누고 대안을 마련해 1·2공구가 2023년 동시 착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매달 민관협의회 회의를 개최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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