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현 인천시 중구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부승현 인천시 중구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우리는 갈등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회 이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이슈들에 대응해 양극단이 끊임없이 대립하고 있는 요즘이다.

양쪽 의견을 모두 수용해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회가 안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들은 한쪽을 선택해만 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갈림의 기로에서 올바른 선택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올바른 토론문화가 사회 저변에 뒷받침돼야 한다. 

다소 추상적인 구호일 수도 있는 ‘올바른 토론문화’는 구체적이고도 체계적인 토론교육에 의해 정착될 수 있다. 초·중·고의 교육과정에 있어서 입시와 관련된 주요 과목들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으나 토론과 관련된 교육은 등한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토론이 입시의 주요 과목으로 선정돼야 함을 주장하는 바는 아니나, 우리의 삶과 건전한 사회를 위한 토론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더욱 강조돼야 함은 분명하다. 

근래 몇몇 학교에서 토론식 수업을 도입하고, 직장에서는 토론식 회의를 하는 등 나름의 토론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는 있으나 다소 형식적인 것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종종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타당성을 검증하고 문제의 본질을 규명하기보다는 자기 주장만 계속해서 되풀이할 뿐이고, 심지어는 토론 주제와는 관련 없이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만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토론은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서는 잘못돼 있는 부분을 충분히 따져서 민주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형태이다. 자신의 주장만이 맞다고 고집하고 타인의 생각은 무시하는 태도는 올바른 토론문화를 방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토론에서 진 팀은 패배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이긴 팀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며, 반대로 이긴 팀은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는 것이 토론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올바른 토론문화 정착을 위한 일환으로서 인천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올해로 11번째를 맞는 ‘인천 고등학생 토론대회’를 7월 23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학생들이 논제에 대해 진지한 고민해 봄으로써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한층 성숙한 민주시민이 되기를 기대한다.

19세기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은 "다양한 생각이 교환되는 사상의 시장이 보장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 사회는 그 생명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처럼 올바른 토론문화를 전제로 활기가 넘치는 민주주의 사회가 되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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