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수년 전 사회적 공분을 샀던 ‘라돈 침대’가 사용자들의 암 발병과 연관성이 있다는 정황을 파악해 구체적인 인과관계 규명에 나선다.

16일 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약 6개월간 도민 대상으로 라돈 침대 사용자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도의 조사 결과, 라돈 침대 사용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도민 647명 중 40명이 라돈 침대 사용 후 암이 발병했다고 응답했다. 암 발병 피해를 호소한 응답자들은 자궁암, 유방암, 소아암 등 다양한 형태의 암이 발병해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도내 거주하는 A씨는 라돈 침대를 사용 후 자궁암이 발병해 당사자는 물론 가족 전체가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또 피해자 B씨는 라돈 침대를 사용하면서 출산과 육아를 해 온 가운데 아이가 생후 15개월 만에 소아암 진단을 받았다고 답했다.

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인과관계 규명을 위한 임상학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도는 1차 조사에서 수집된 데이터 표본을 가지고 분석이 가능한 전문기관에 위탁해 임상학적 연구를 시도하는 한편, 라돈 침대와 암 발병의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동물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라돈침대 사용 이후 암이 발병했다는 전체 도민을 대상으로 심층적인 인터뷰도 가질 방침으로, 임상학적 연구를 통해 인과관계가 규명되면 향후 라돈 관리 개선 대책을 수립하고, 국회와 중앙 정부에 제도 개선 및 피해 구제대책 방안 마련을 적극 건의할 예정이다.

도의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2018년 시중에서 판매되는 침대 매트리스에서 1급 발암물질로 알려진 라돈이 검출됐지만, 이후 후속조치가 미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도 차원에서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피해 구제를 방안을 마련하고자 진행됐다.

도 관계자는 "실태조사만으로는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어려워 2차로 임상학적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며 "연구를 통해 인과관계를 규명한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해 피해자분들의 구제를 돕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ky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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